인공 심장 박동기를 이식한 환자도 안전하게 MRI 검사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허핑턴포스트는 스페인 연구팀이 최근 물리학저널 뉴저널오브피직스에 항자성(자기장의 영향을 받지 않는 성질) 보호막을 개발했다고 26일 보도했다.
항자성 보호막은 자성이 있는 물질이 자기장 내에 들어올 때 자기장과 물질 사이의 상호작용을 차단하는 기술이다. 항자성 보호막으로 둘러싸인 물질은 자성을 감지하는 MRI나 공항 검색대에서 검색되지 않게 된다.
현재까지는 개념적인 수준이지만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의학 치료와 산업에서 유용하게 활용될 전망이다. 인공 심장 박동기나 기타 자성이 있는 인공 장기를 지닌 환자도 MRI 검사를 받을 수 있게 돼 보다 정밀한 진료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군사 영역에서도 적용된다. 항자성 보호막으로 싸인 배는 전기장을 감지해 폭파시키는 어뢰·기뢰의 공격을 피할 수 있다.
존 펜드리 런던 임페리얼 대학 이론가는 이 기술이 초전도체 냉각 기술을 한 단계 더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항자성 보호막 안에서는 전기 저항력이 0이 되기 때문이다. 존 페드리는 초전도 송전, 슈퍼컴퓨터 등 첨단 과학 분야에서 혁신을 이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항자성 보호막이 반드시 긍정적인 미래만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허핑턴포스트는 “폭탄, 무기들이 공항 검색대를 손쉽게 통과할 수 있어 범죄에 활용될 잠재력도 높다”고 지적했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