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을 두고 대립 중인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 의회 비준의 핵심 키를 쥐고 있는 주요 인사에게 직접 협조를 요청했다. 다음 달 중순 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맞춰 양국 의회가 비준안을 통과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각) 저녁 뉴욕 피에르호텔에서 열린 동포간담회에서 “얼마 전 미 공화당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공화당이 여당일 때 한미 FTA를 얼마나 하려고 했는데 야당이 됐다고 반대하느냐’고 얘기한 적이 있다”면서 “그랬더니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답하더라”고 소개했다.
이 대통령이 통화한 상대는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 의원이다. 이 대통령은 “통화 이후 (미국 측 분위기가) 정말 많이 바뀌었다”면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미국 야당 원내대표에게 이 정도로 할 만큼 됐다”면서 자신감을 표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FTA가 체결되면 동포사회에도 큰 발전이 있을 것”이라며 협조를 당부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노다 요시히코 일본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고 한일 FTA도 속도를 내자고 제안했다.
이 대통령은 “양국 간 경제교류 촉진을 위해서는 FTA를 가속화해야 한다”면서 “한국은 FTA에 활발히 열려 있다. 계속 협의해나가자”고 말했다. 양국 정상은 이른 시일 내 상호 방문해 후속 논의를 진행하기로 약속했다.
노다 총리는 “동북아 평화와 안전을 위해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과도 공조가 필요하다는 견해에 공감하며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22일(미국시각)에는 유엔 원자력안전 고위급회의 기조연설에서 원자력 활용의 불가피성과 안전 확보에 국제사회 관심을 촉구할 예정이다. 이어 한·페루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간 FTA 성과를 점검한 뒤 마지막 방문지인 시애틀로 출발한다.
뉴욕(미국)=정지연기자 j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