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티즌이 10억명이지만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이용할 수 없는 통제 사회. 시가총액 50조원이 넘는 토종 닷컴기업도 존재하지만 구글조차 발을 붙이지 못하는 폐쇄적 시장. 2011년 9월 중국 인터넷의 현주소다.
니혼게이자이는 20일 ‘중국, 감시의 성과 자유의 문’이란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 신문은 중국 인터넷의 폐쇄성을 ‘거대한 방화벽(Great Firewall)’이라고 표현했다. 중국을 상징하는 ‘만리장성(Great Wall)’과 외부 침입을 막는 ‘방화벽(Firewall)’의 합성어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네티즌을 철저하게 통제하는 중국의 현실을 빗댄 단어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의 인터넷 전담 경찰을 10만명이라고 파악했다. 이들은 중국 네티즌을 24시간 감시하며, 공산당과 정부에 부정적 견해를 보이는 사이트를 삭제한다.
니혼게이자이가 취재한 20대 중반 회사원은 ‘옴짝달싹할 수 없다’라고 토로했다. 지난 2월 그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이 차단됐다. 그가 짚이는 이유는 한 가지였다. 중동의 ‘재스민 혁명’에 긍정적 입장을 나타낸 글이다.
이 신문은 중국 정보기관 담당자를 인용해 “최근엔 스마트폰으로 이용하는 무선 인터넷을 중점 관리한다”며 “이 일에만 15만명 이상이 매달려 있다”고 폭로했다. 이 담당자는 또 “50만명에 달하는 공작원이 친정부 글을 SNS에 올려 여론의 흐름을 주도한다”고 덧붙였다.
인터넷의 가장 특징은 개방성이다. 이 사실을 감안하면 중국은 당연히 인터넷 불모지지만 실상은 반대다.
20대 초반 여대생은 스마트폰 메신저로 친구와 만나 저녁식사 약속을 잡았다. 그는 이어 스마트폰으로 소셜커머스 사이트에 접속, 베이징의 인기식당을 찾아 70% 할인가격으로 예약을 끝냈다.
중국 인터넷 메신저 QQ의 이용자는 7억명을 웃돈다. 7억5000만명이 이용하는 페이스북에 버금가는 수준이다. QQ를 운영하는 텐센트는 홍콩 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데, 시가총액은 48조3200억원에 이른다. 중국 포털시장 1위인 바이두는 미국 나스닥 상장기업이다. 시가총액은 60조원에 육박한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인터넷이 거대한 갈라파고스라고 지적했다. 자국업체는 엄청난 네티즌 수를 등에 업고 성장하지만 외국업체에게는 기본적인 자유도 보장하지 않는다. 세계 최대 검색 서비스인 구글의 퇴출도 같은 맥락이다.
중국 인터넷의 감시와 통제가 계속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지난 7월 일어난 고속철도 사고가 대표적 사례다. 당시 인터넷에는 솜방망이 처벌과 쥐꼬리 보상을 꼬집는 의견이 넘쳤고, 중국 정부는 이를 수용해 엄중한 처벌과 보상금 인상을 약속했다.
네티즌의 힘을 경험한 중국 정부는 8월 말 ‘포털 사이트의 관리를 강화하겠다’며 통제 강화 입장을 밝혔다. 니혼게이자이는 중국 정부의 통제 일변도 정책에 부정적 의견을 나타냈다. 아무리 철저한 감시와 강력한 통제도 인터넷의 개방성을 막을 순 없다고 이 신문은 강조했다.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