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2020년까지 중국 톈진 MLCC 공장에 7억 달러 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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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최치준 삼성전기 부사장, 종궈잉 톈진시 부서기,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 허리펑 톈진시 부서기, 왕쯔핑 톈진시 부시장, 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삼성전기가 중국 톈진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공장에 2020년까지 7억달러(약 8000억원)를 투자한다. 톈진 공장을 MLCC 연구개발(R&D) 및 생산거점으로 육성하고, 중국 현지 생산 비중을 높여 가격 경쟁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기(대표 박종우)는 중국 톈진 빈하이신구에 5만9500㎡(1만8000평) 규모의 공장을 완공하고 MLCC 등 칩 부품 양산에 돌입했다고 19일 밝혔다. 삼성전기는 부지 매입·공장 건물 건축·일부 설비투자 등의 명목으로 지난 1년간 1500억원을 투입했다. 2020년까지 6500억원을 추가로 투자한다.

 삼성전기는 빈하이 새 공장을 세계 최고의 MLCC 생산거점으로 확대하고, 기존 톈진 공장은 MLCC R&D센터로 육성할 계획이다.

 박종우 사장은 기념사에서 “중국 시장에서 고부가 칩부품 수요가 점차 증가하고 있는데, 빈하이 새 공장 건설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게 됐다”며 “중국 생산거점 강화 전략을 바탕으로 글로벌 칩부품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준공식에는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박기석 삼성엔지니어링 사장 등 삼성 관계자와 허리펑 톈진시 부서기, 왕쯔핑 톈진시 부시장 등 중국 고위 인사들이 참석했다.

 

 <뉴스의 눈>

 삼성전기의 이번 결정은 현재 최고 효자 품목으로 떠오른 MLCC의 주력 생산 거점을 향후 중국 톈진에 두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10년간 7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중국 투자는 자연스럽게 국내 MLCC 생산량 축소로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비록 스마트폰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지만 일본 업체들과 가격 경쟁이 심화되는 상황에서 이렇게 대규모 양산 투자 를 하는 시점이 아니다는 분석에서다. 김운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현재 MLCC 수급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는 것이 다소 의아하다”면서 “국내 생산 비중이 차츰 줄어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투자 결정의 배경에는 MLCC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삼성전자의 톈진 사업장은 스마트폰 생산량이 가장 많은 해외 생산 거점이자, 물류 기지로서도 용이하다. 스마트폰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는 핵심 부품인 MLCC 수급 체계를 한층 원활하게 구축해야 하는 것이다. 그동안 고부가 MLCC는 수원 공장에서 주로 생산하고, 부산·톈진·필리핀 등으로 생산을 옮기는 전략을 구사했다. 그러나 최근 가격 하락 사이클이 빨라지고, 중국내 스마트폰 생산량이 늘어나면서 신속한 현지 대응이 필요해졌다. 이밖에 중국을 거점으로 자동차 전장용 MLCC 시장을 적극 뚫어보겠다는 뜻도 있어 보인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이번 톈진 공장 투자는 장기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당장 국내 생산량을 감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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