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총장 인터뷰/김준영 성균관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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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혁기자 shyoon@etnews.com

 “올해 개교 613주년을 맞은 성균관대는 동서양을 통틀어 가장 역사가 긴 대학입니다. 한국 대학 교육이 시작된 곳이 바로 여기 명륜당이죠. 이 단단한 전통적 기반 위에서 성균관대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명문대학으로 도약할 것입니다. 교육과 연구 분야의 글로벌 역량을 강화해 존경받는 대학으로 거듭나겠습니다.”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61)은 성균관대의 글로벌 리딩대학 도약을 자신했다. 지난 10년간 국내 대학 중 가장 큰 발전을 보인 학교의 수장답게 향후 10년의 발전에 대한 확신에 차있었다. 김 총장은 차세대 글로벌리더를 키우기 위한 성균관대의 국제화 노력을 얘기했다. 하지만 이보다 먼저 훌륭한 인성,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소프트파워를 가진 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교육에 대한 김 총장의 철학과 성균관대 비전을 들어봤다.

 

 -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교육철학은.

 ▲휴머니티에 기반을 둔 창의적인 인재 양성을 교육철학으로 삼고 있다. 성대의 교시인 인의예지(仁義禮智)를 구현하고자 한다. 올해 19대 총장으로 취임하면서 인간 중심 교육에 역점을 두고 있다. 이를 위해 중요한 것이 소통이다. 취임해서 지금까지 16개 학부 54개 학과, 1000여명의 교수와 점심 미팅을 하고 있다. 주 3시간 직접 거시경제학 강의를 하며 학생들과 소통에 힘쓰고 있다. 대학운영도 휴머니티를 실천하려고 노력한다.

  

 -지난 10년 가장 큰 발전을 보인 학교가 성균관대다. 앞으로의 10년도 기대된다. 장기적인 대학 운영 전략은.

 ▲올해 1학기 ‘비전 2020 장기발전계획’ 확정·선포했다. 2020년까지 세계 50위권, 아시아 10위권 대학 진입을 목표로 잡았다. 교육과 연구, 산학협력, 국제화, 대학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글로벌 관점에 입각한 창조적 변화를 추진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비전 2020은 명실상부한 글로벌 리딩대학으로 비상하겠다는 전 성대인의 꿈과 의지의 천명이다.

 비전 2020 달성을 위해 5대 톱전략과 5대 부문별 전략과제를 설정했다. 5대 톱전략은 글로벌 순위 톱 10 학문분야 육성, 핵심 교수진 10%(170명) 확대, 학부정원 10% 글로벌 파워인재 양성, 디지로그 기반 창조적 교육환경 조성, 성대만의 고유 핵심가치 및 대학문화 확립을 위한 스마트 SKKU가 그 내용이다. 5대 부문별 전략은 성대의 경쟁력에 영향을 주는 대학 전반의 과제로 교육혁신, 교수·연구역량, 경영혁신, 브랜드파워, 신캠퍼스 구축 등 5대 영역 55개 과제로 구성됐다.

  

  -최근 성균관대의 성장은 이공계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실상부한 이공계 명문대학으로 도약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과학 분야 연구 성과와 향후 계획이 궁금하다.

 ▲성대는 과학 및 정보통신기술 분야 연구 성과에서 국내 대학 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지난해 SCI 게재논문 2782편으로 세계 150위권에 진입했다. 교육부문에서는 2006년 반도체시스템공학과, 2007년 석박사과정의 IT융합학과, 2010년 소프트웨어학과를 삼성과 공동으로 운영하고 있다. 특히 ‘IT융합학과’는 통신과 네트워크 무선주파수, SW, 멀티미디어 전공으로 운영돼 지난 5년간 석박사과정 총 83명을 배출했다. 현재도 석사과정 50명, 박사과정 24명이 공부하고 있다. 향후 ICT 지식협력과 IT인적자원개발을 위해 기업체와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산학협력이 대학의 새로운 역할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 성균관대와 삼성의 산학협력은 학계의 모범으로 꼽히고 있다. 산학협력 역량 강화 계획은.

 ▲흔히 대학의 역할을 교육, 연구, 봉사로 구분한다. 최근 연구에 대한 사회적 기대가 빠르게 변하고 있고 순수 이론연구 보다는 실생활과 밀접한 연구, 산업현장의 애로를 해결하는 연구, 즉 산학협력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성대는 2004년 산학협력단 출범 이후 기업밀착형 교육과 연구로 산학협력을 선도했다. 교육부문에서는 글로벌기업과 교육과정을 공동 운영하는 산학연계 특성화학과 설립, 재학 중 기업현장을 체험하는 Co-op프로그램, 공학교육 혁신프로그램인 ABEEK 등 기업에서 필요로 하는 핵심 인재를 배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연구부문에서는 산학연공동연구 활성화, 산학협력기술지주회사 설립, 국제 표준특허 획득, 산업협력전담교수 확충 등을 통해 사업화가 가능한 기술기반체제를 확충하는데 집중할 계획이다.

 -우수한 교수 확보가 대학의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대의 교수충원계획은.

 ▲성대는 교원확보율 제고를 통해 선진대학 수준의 교육환경을 구축하고 국제적 수준의 연구역량을 갖춘 핵심 교수진 및 잠재력이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는데 힘쓰고 있다. 미래 선도학문분야의 지원을 강화하고 학문적 균형 발전과 국제화 교육·연구 프로그램의 내실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국내외 교수를 확충할 계획이다.

 -요즘 대학가의 화두는 부실대학 구조조정이다. 대학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은.

 ▲필요성은 공감한다. 대학 구조조정의 필요성은 대외적 요인에서 찾을 수 있다. 2015년이 되면 대학 취학 학생 수가 감소하기 시작한다. 고등학교 졸업생이 대학 정원보다 적어진다. 대학이 수준 높은 연구역량을 갖지 못하면 구조조정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 대학이 발전하기 위해서 스스로 가장 경쟁력을 갖추고 발전할 수 있는 학문분야가 뭔지 고민해야한다. 대학 구조조정은 공정한 평가를 통해서 객관적 기준에 의해서 이뤄져야 한다. 신중하고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것도 중요하다. 행여 일관성이 결여되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공정한 평가가 필요하다.

 -이공계 기피 현상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이공계 위기, 어떻게 돌파해야 하나.

 ▲현장에서 연구·개발하는 산업기술인이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문화를 조성하지 못한 것이 이공계 진학 감소로 이어졌고 이로 인해 사회적 인식 부족과 인력배분 불균형이 심화됐다. 이공계 기피현상에 어느 대학이든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성대의 경우 취업률을 기준으로 인문계 61.9%, 이공계가 77.3%로 전국에서 이공계 취업률이 가장 우수하다. 성대는 이공계 기피 우려를 깨고 있는 대학이라고 말할 수 있다.

 수원에 위치한 자연과학캠퍼스는 우수한 지역인재 양성을 통해 중소기업에 원천기술을 제공하고 있다. 반도체학과와 소프트웨어학과, IT융합학과, 이동통신학과 등 산학맞춤형 교육과정을 통해 취업과 연계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 이공계 위기를 극복하는 모멘텀이라고 생각한다.

 -대학생들의 가장 큰 고민은 뭐니 뭐니 해도 역시 취업이다. 취업이 잘돼야 좋은 대학이다. 재학생 취업 지원을 위한 성균관대의 노력은.

 ▲종합인력개발원을 중심으로 대학과 학생회, 동아리 등이 협력해 다양한 취업프로그램을 운영한다. 리더십교육과 국가고시 지원, 취업아카데미 및 커리어 멘토링, 40여개의 취업동아리를 지원하고 있다. 봄·가을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하고 Co-op위원회를 조직해 국내외 인턴십 프로그램을 활발하게 운영해 취업과 연계하고 있다.

 최근 교과부의 발표에 따르면 성균관대 졸업자 취업률이 68.7%로 지난해에 이어 전국 대학 중 실질적인 1위를 차지했다. 대학의 노력과 성대생들의 우수한 경쟁력을 입증해 주는 결과라고 생각한다.

 -반값등록금이 대학가의 뜨거운 감자다. 반값등록금, 어떻게 생각하나.

 ▲반값등록금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반값이라는 포퓰리즘적 접근이 대학 사회에 큰 혼란을 줬다. 반값등록금이 실현되면 대학 교육과 연구수준이 저하될 수밖에 없다. 앞으로 등록금 문제는 외부에서 반값이다 요구하기 전에 대학 스스로가 다룰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대학의 기준으로 돌려줘야 한다. 교육의 수월성이 핵심이다. 수월성이 높은 학교는 등록금을 많이 받고 낮은 학교는 싸게 받아야 한다. 교육의 질적 수준과 무관하게 획일적으로 깎으라고 하는 것은 대학의 수월성을 무시하는 것이다. 외국은 대학마다, 전공마다 등록금이 다 다르다. 등록금 문제에 접근하는 새로운 시각이 필요하다.

 -성균관대 입학을 꿈꾸는 학생들이 많다. 마지막으로 예비 성대인들에게 한 마디 한다면.

 ▲성대는 사회적인 틀에 의해 정형화된 인재가 아니라, 능동적으로 자신의 길을 설계하고 열어갈 수 있는 사람을 찾고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입학전형을 통하여 사교육의 틀을 벗어나 미래발전가능성에 입시정책의 무게를 두고 있다. 예비대학생은 미래 우리사회의 인재다. 인성과 지성을 갖춰 성균관대에 도전하기 바란다.

  

  <김준영 총장 프로필>

  국내 대표적인 거시경제학자로 꼽히는 김준영 총장은 1951년 생으로 성균관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 학부 재학 중인 1973년에 행정고시에 합격했고 학부 졸업 후에는 미국 미네소타 대학에서 경제학 석박사를 마쳤다. 미네소타에서 석박사를 마친 후에는 1992년부터 1년간 하버드대 객원교수로 활동하기도 했다.

 성균관대 출신 총장인 김 총장은 모교에서 꾸준히 활동했다. 성균관대 경제학부장을 시작으로 교무처장과 기획조정처장, 인문사회과학캠퍼스 부총장을 역임했다. 지난 10년 성균관대의 눈부신 약진의 중심에 김 총장이 있었다.

 김 총장은 왕성한 외부활동도 펼치고 있다. 스웨덴 국제사회보장연구회 편집위원과 평의원으로 활동했으며 2001년에는 17대 한국재정학회 회장을 지냈다. 현재는 교육과학기술부 대학선진화위원회 위원장과 기획재정부 물가정책자문전문위원회 위원장, 관세청 관세행정발전심의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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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진욱기자 jjwinwin@etnews.com,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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