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에서 분할되는 플랫폼사업부가 다음달 1일 ‘SK플래닛(SK planet)’으로 출범한다. 기존 통신사업자 틀을 깨고 한국판 구글·애플 성공신화를 써나갈지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콤은 15일 신설 플랫폼회사 사명을 SK플래닛으로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SK플래닛은 사명 확정과 함께 주요 사업조직 구성과 전략 수립을 마무리했다. SK플래닛은 기존 SK텔레콤이 영위하던 T스토어, T맵, 커머스, 뉴미디어 사업 등을 넘겨받는다.
◇‘SK플래닛’ 10월 출항=새로운 사명은 ‘상상의 공간에서 플랫폼 사업의 무한한 가능성을 실현하는 세상을 만들어 가겠다’는 철학을 담았다.
SK텔레콤 측은 “플래닛은 새로움이 넘치고 미지의 꿈이 담긴 커다란 세상이라는 의미를 지녔다”며 “플랫폼 기반 상생 에코시스템으로 새로운 개인 관계, 새로운 거래 관계, 새로운 사회관계를 만들어 가는 ‘플랫폼+네트워킹’의 뜻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SK플래닛은 10월 1일 SK텔레콤의 100% 비상장 자회사로 출범한다. 서진우 SK텔레콤 플랫폼 사장이 대표를 맡는다. 초기 자본금은 300억원, 직원 수는 700여명이다.
◇오픈 플랫폼으로 승부=SK플래닛은 5년 후 연 매출 3조5000억원, 기업가치 5조원대 성장을 목표로 세웠다. 이를 구현하는 핵심 사업은 T스토어와 T맵으로 대변되는 디지털 콘텐츠 사업과 11번가를 기반으로 한 커머스사업이다.
디지털 콘텐츠 사업은 기존 SK텔레콤 통신 및 유통망에 얽매이지 않고 오픈 플랫폼을 기반으로 영역을 넓혀간다. 외부 중소 개발사와 협력 사업을 확대하고 SK텔레콤 고객뿐만 아니라 타사 및 해외 고객도 손쉽게 즐길 수 있도록 개방성을 강화한다.
시행착오를 겪은 N스크린 서비스 ‘호핀’을 포함한 뉴미디어 부문은 SK플래닛이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성장 가능성은 크지만 아직 초기 단계인 N스크린 사업을 활성화하고 새로운 형태의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미래유통을 표방하며 최근 선보인 정보통신기술(ICT) 복합 유통·컨설팅·사후관리 서비스 ‘이매진’ 연착륙을 이끌어내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새로운 성공신화 기대=SK플래닛은 국내 통신업계 사상 유례 없는 시도다. KT와 LG유플러스 등 경쟁사도 플랫폼사업을 강화하고 있지만 SK텔레콤이 꺼낸 ‘분사’ 카드는 신선한 충격이다. 그만큼 플랫폼 사업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고 독자 사업체로 생존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지닌 것으로 풀이된다.
관건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리던 기존 통신사업 틀에서 얼마나 빨리 벗어나는가다. 분사 결정 이후 나타난 일부 직원의 부정적인 반응에서 볼 수 있듯이 SK텔레콤의 잔상은 자칫 SK플래닛의 도약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SK텔레콤의 사업 기반과 경험을 최대한 활용하되 SK텔레콤과는 다른 SK플래닛만의 새로운 색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SK플래닛도 이러한 점을 인지하고 전과 다른 기업문화와 정신으로 새 시장을 개척한다는 구상이다. SK플래닛 측은 “플랫폼사업에 맞는 신속한 의사결정 문화로 변화하는 고객 요구와 시장 트렌드에 한 발 빠르게 반응하여 혁신적 서비스를 선점할 방침”이라며 “자유로운 운영 시스템과 변화·도전으로 혁신을 창조하는 조직 문화를 만들어 단기 수익성보다는 중장기 성장성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