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가 탄소라벨링 제품 수에서 제도를 먼저 도입한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에 올라섰다. 가전분야만 보면 전체 1위인 영국까지 제치고 세계 1위다.
환경부와 환경산업기술원은 15일 제품에 탄소배출량을 표시하는 탄소라벨링업무(탄소성적표지)를 2009년 2월부터 시작해 2년 반 동안 총 434개 제품이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탄소라벨링 제도를 추진 중인 영국·일본·프랑스·스웨덴 등 12개 국가 중 영국(약 7000개) 다음으로 많은 인증제품 수를 갖게 됐다. 우리나라보다 제도를 먼저 도입한 일본은 331개, 그 뒤로 태국·프랑스·스웨덴 등이 100개 내외 수준이다.
탄소라벨링 제품 수가 많다는 것은 많은 기업들이 제품 생산 시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한 노력을 하고 있고, 자발적으로 저탄소 경영체제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증을 받은 주요 제품군은 △우유·세제·수돗물 등 생활밀착형 상품 △바닥재·벽지 등 건축자재 △KTX·항공·고속버스 등 운송서비스 △냉장고·세탁기·컴퓨터·프린터 등 에너지 사용제품 등이다.
세제·식음료·미용제품과 같은 비내구재 일반제품이 가장 많은 240개(55%), 자동차·컴퓨터·에어컨 등 에너지사용 내구재제품이 99개(23%)로 뒤를 이었다.
특히 가정용 전기·전자품목은 우리나라가 탄소라벨링 1위 국가로 인정받았다. 냉장고·에어컨·세탁기·TV·컴퓨터·휴대폰 등 에너지사용 내구재는 26종 99개 제품이 인증을 받아 10여개 제품이 인증을 받은 영국을 월등한 수준으로 따돌렸다.
최근 탄소라벨링을 받은 제품으로는 삼성전자의 ‘갤럭시탭 10.1 SHW-M380’, 삼성SDI의 ‘리튬이온2차전지(원형셀, 18650-22F)’, 현대자동차의 ‘i40 2.0 자동’ 등이 대표적이다.
탄소성적표지 인증에 대한 기업의 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에만 190개의 제품이 신규로 인증을 획득했다. 이는 전년 2009년 111개 대비 약 170% 증가한 수치다.
제도 시행 이후 탄소성적표지 인증을 가장 많이 받은 기업은 애경산업으로 35개 제품의 인증을 받았으며, 한국수자원공사(30개)와 LG전자(27개), 삼성전자(23개)가 그 다음으로 많은 인증을 받았다.
환경산업기술원은 오는 11월부터 동종 제품에 비해 제조 시 온실가스 배출이 적은 제품을 확인할 수 있도록 ‘저탄소상품 인증제도’를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녹색제품 구매 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 시 녹색제품 범주에 저탄소상품이 포함시키고, 조달청의 ‘종합낙찰제 세부운용기준’을 개정해 탄소성적표지 의무화 확대하는 등 탄소라벨링 제도 확산을 추진할 예정이다.
윤승준 환경산업기술원장은 “탄소성적표지 제품 확대는 우리나라의 선진화된 기후변화 대응 정책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됐다”며 “탄소라벨링 제도를 확대해 앞으로는 영국 카본트러스트와 상호인증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