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
그리스 디폴트 현실화하면 상승폭 예측 불가능
원ㆍ달러 환율이 6개월만에 최고치로 뛰어오르면서 앞으로 방향에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대체로 환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금융시장 불안의 주범인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현실화로 굳어지면 그 파장은 예측 자체가 어렵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단기적으로 추가 상승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14일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은 30.50원 오른 1,107.80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종가 기준 지난 3월29일 1,110.20원 이후 약 6개월만에 최고치였다. 1,100원대에 올라선 것도 지난 5월25일 1,101.8원 이후 처음이었다.
환율 급등은 앞서 독일이 그리스의 국가부도를 염두에 두고 있으며, 블룸버그가 "5년 내 그리스의 부도 가능성이 98%"라고 보도했다는 소식이 잇달아 전해지면서 예견됐다.
무디스가 프랑스계 2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강등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저항선으로 여겨졌던 1,100원선마저 쉽게 뚫고 올라갔다.
외환 딜러들은 그리스발 악재가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운 만큼 단기적으로는 환율이 1,130원까지 올라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A은행 외환 딜러는 "환율이 최근 들어 대외변수에 크게 취약해진 모습"이라며 "환율이 2차 저항선인 1,130원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환율이 추가 상승하면 당국이 개입할 가능성이 있어 상승세는 제한될 거라는 분석도 나온다. 환율 급등은 수출경쟁력을 높이지만 가뜩이나 불안한 물가를 부채질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정부가 나설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B은행 딜러는 "14일 종가인 1,107원대에서 더 올라가면 당국이 외환시장 안정을 위해 나설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리스 디폴트 현실화하면 예측 불가능"
그리스는 현재 사실상 `디폴트` 상태에 근접해 있다는 게 금융권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그리스의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이 최근 40%를 넘어선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CDS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이나 국가 등이 부도났을 때 손실을 보상해주는 금융파생상품. CDS 프리미엄이 높아졌다는 것은 국가 신용도가 나빠져 국외채권을 발행할 때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그리스의 디폴트가 기정사실로 굳어지면 파장은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악의 경우 2008년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으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때와 비슷한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C은행 외환딜러는 "최근 유로존 국가들이 달러 확충에 나서고 있는데, 그리스 부도가 기정사실화되면 이런 기조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며 "그때는 저항선이나 이동평균선의 의미가 없어질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D은행 딜러는 "그리스가 국가부도에 이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만큼은 아니더라도 1,150원대 이상 오르는 걸 각오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리스의 부도 여파가 단기적으로 악재로 작용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호적인 시장 환경을 조성할 거라는 의견도 있다.
E은행 딜러는 "유로존에서는 그리스를 디폴트시켜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며 "디폴트에 이르면 유로존의 자금 여력이 완화돼 오히려 시장에 장기적 측면에서 호재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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