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기 상승 신호 있어야 수익률 개선될듯"
브릭스(BRICS) 국가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진원지인 유럽의 재정난 해결사로 자처할 정도로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강해졌다.
유럽에 대한 브릭스 국가들의 지원방안 논의 소식이 전해진 13일(현지시간) 유럽증시는 급락세에서 벗어나 일제히 상승했다. 유럽 은행 주식은 동반 폭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14일 오후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유럽과 미국 등에 대한 지원 의사가 없음을 시사하자 한국 증시는 폭락세로 돌변했고 다른 아시아 증시도 급락했다.
세계 증시를 쥐락펴락할 정도로 브릭스의 힘이 강해졌지만, 이들 국가 증시에 투자하는 브릭스펀드 수익률은 지역별 펀드 가운데 꼴찌 수준이다.
1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연초 이후 지난 8일까지 국내에서 출시한 브릭스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15.96%로 저조하다.
이는 국내 주식형펀드 수익률(-11.11%)은 물론 아시아신흥국(-12.95%), 기타신흥국(-13.81%), 남미신흥국(-14.04%) 등 다른 지역별 펀드 수익률에도 못 미치는 성적표다.
브릭스펀드의 최근 한 달간 평균 수익률은 -5.31%로 국내 주식형펀드(-6.31%)보다는 약간 나았지만, 다른 지역별 펀드 수익률(아시아신흥국 -4.76%, 기타신흥국 -2.90%, 남미신흥국 +1.99%)에는 한참 뒤졌다.
브릭스펀드 투자자들은 최근 브릭스의 행보에 따라 세계 금융시장이 요동치는 현상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고 말한다.
그럼에도, 브릭스펀드 수익률이 저조한 것은 해당 국가들의 성장성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하소연한다.
전문가들은 시차를 두고 브릭스 국가들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장은 미국과 유럽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겠지만, 세계 경기가 개선되는 시점에서는 브릭스의 성장성이 가장 돋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황규용 연구원은 "브릭스 국가도 신흥국이어서 선진국이 동요하면 같이 흔들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위기에서 벗어나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면 브라질과 러시아에 긍정적인 모멘텀이 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긴축 이슈가 완화되면 중국도 빠른 회복세를 보일 것이다. 세계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서는 신호가 나오는 시점부터는 브릭스펀드의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크게 좋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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