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디아블로3 경매장 시스템이 국내 게임시장 전반에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한다.
게임사 약관상 아이템 현금거래를 금지한 상황에서 직접 서비스가 가능해지면, 전체 온라인 게임 시장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게임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는 현재 우리 법에서는 재화로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32조에서는 엄격히 환전업을 금지하고 있다. 2007년 개정된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서 사행성게임물 제도 도입으로 ‘사행성’은 게임물의 범주에서 제외됐다. 환전 및 환전알선업 금지 조항을 둔 이유는 게임 내에서 제공되는 보상이 게임 시스템 밖에서 현금으로 교환된다면 사실상 사행행위로 전환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방지하기 위해서다.
‘바다이야기’ 사태 이후 우리 법은 게임상에서 사행행위 확산을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으며, 게임물등급분류 심사에 있어 중요한 판단요건이 되어왔다.
황승흠 국민대학교 법학부 교수는 “디아블로3 경매장 시스템 국내 도입 문제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우리 법에서는 사행성 게임 결과물을 환전하는 것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있지만, 디아블로3의 장르 특성상 롤플레잉게임(RPG)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대통령령으로는 고스톱, 포커류 등 확률에 의한 베팅성 게임이나 해킹이나 작업장 등 비정상적 게임 이용에 따른 환전을 막는다고 명시했다. 사실상 MMORPG에서 아이템 현금거래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아이템매니아나 아이템베이를 통해 게임머니와 아이템이 정상적으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디아블로3의 게임물 등급분류 통과 여부에 따라 사실상 승인이 이뤄지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것이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결국 제2, 3의 게임사들이 화폐경매장과 유사한 방식의 현금거래중개시스템을 도입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 교수는 “게임 결과물이 아닌 아이템이나 게임머니는 게임사가 부분유료화 방식으로 이미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상관이 없지만, 디아블로3 경매장 시스템은 다르게 봐야 한다”면서 “게임 결과물을 점수로 표시되는 것 외에 어디까지 인정해야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법적으로 이견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게임물등급위원회 측에서도 약관상 게임아이템현금거래를 인정했던 ‘황제온라인’과 디아블로3의 경우는 다르다고 못 박았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