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1일 대지진에 따른 일본 피해기업 복구는 아직 완료되지 못했다. 교통 등 인프라는 상당부분 복구가 됐지만 산업시설은 복구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 1995년 고베 대지진 피해 규모의 약 25배에 달하는 이번 대지진으로 현재 미쓰비시전기, 엡손도요콤, 르네사스, 신에츠케미칼 등에서는 여전히 일부 품목을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 다수 부품소재 기업은 부분조업을 재개했다.
특히, IT산업 회복 속도가 전체 산업에 비해 두 배 더딘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보통신종합연구소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정보통신기술(ICT)산업의 일본경제 영향 조사’에 따르면 2분기 광공업생산 전체 산업이 6.8% 감소한 것에 비해 IT산업은 13.5% 줄었다.
전력송전 제한은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이며 전체 지진피해가 완전하게 복구되려면 기간은 최소 5년, 예산은 약 20조엔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일본 기업들은 해외 분산 포트폴리오로 대지진 피해 극복을 꾀하고 있다. 이들은 데이터센터를 해외로 이전하고 한국 등 동남아시아로 제조거점을 옮기거나 부품 소싱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있다. 세계 최대 자동차용 컴퓨터 칩 생산업체인 르네사스일렉트로닉스는 미국 및 대만 수탁제조업체에 대한 위탁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액정패널을 생산하는 히타치디스플레이 역시 8월부터 대만 CMI에 위탁생산을 대폭 확대할 예정이며, 카메라로 유명한 니콘은 말레이시아로 생산거점을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일본기업의 국내 투자도 늘고 있다. 스미토모 화학이 한국자회사인 동우화인켐을 통해 평택에 2600억원 투입, 터치스크린 제조 시설을 구축 중이며 도레이는 구미에 탄소섬유공장을 짓고 있다. 스미토모는 삼성LED와 합작으로 대구에 LED용 잉곳 공장을 짓고 있다. 이러한 투자가 일본 대지진 때문이라고 보기는 힘들지만 일본 기업들의 투자가 큰 폭으로 늘고 있다.
도시바 조달구매 담당자는 “도호쿠 지역 대지진 이후 도시바는 BCP(Business Continue Plan)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며 “조달도 한 곳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중국·대만 등 다국화 구매체제로 전략을 수정했다”고 말했다.
도쿄(일본)=
정미나기자 min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