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스]추석 연휴기간 읽을 만한 책들

 조금 이른 추석이 찾아왔다. 가을의 문턱에서 맞이하는 짧은 연휴에 벌써 한 해가 다 갔다는 아쉬움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남은 시간이라도 알차게 보내겠다며 굳은 다짐을 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독서는 모두에게 연휴를 보내는 가장 알찬 방법일 것이다.

 ◇연휴를 활용한 트렌드 따라잡기=직장 생활에 지쳐 트렌드에 뒤쳐진 사람이라면 이 책을 주목하자. ‘뒷북’과 ‘막차’의 신세를 면하고 트렌드를 선점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상식 파괴의 경영 트렌드 28(김상훈 & 비즈트렌드연구회 지음, 원앤원북스 펴냄, 1만5000원)’은 사람들에게 그간 맹신했던 모든 경영 원리와 기법을 되돌아보게 한다. 지은이는 ‘시장 세분화를 꼭 해야하나’, ‘시장 조사의 허와 실’ 등의 챕터를 통해 상식을 뒤엎는 비즈니스 트렌드를 짚어준다.

 최근 기업들 사이에서 단연 ‘스마트’가 화두다. 누가 먼저 스마트한 조직으로 환골탈태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판도가 재편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생각보다 녹록치 않은 것도 사실. ‘스마트하게 일하라(강미라 허미연 지음, 가디언 펴냄. 1만3000원)’는 그간 말로만 무성한 스마트워크의 실체를 낱낱이 파헤치면서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스마트하게 일하는 법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열심히’만 일하는 사람이 성공하는 시절은 갔다.

 경제학은 숫자 놀음일 뿐이라는 편견을 버리자. ‘만인의 행복을 위한 좌파 경제학(박연수 지음, 북오션 펴냄, 1만5000원)’은 주류 경제학보다 좀 더 개념적이고 이념적인 책이다. 저자는 4대강 사업 등 사회 기반 시설을 확충하는 것보다 현저히 떨어지고 있는 출산율, 여성의 사회 참여를 저해하는 보육 문제, 스펙 위주의 교육으로 나날이 증가하는 사교육비 문제 등 부와 양극과와 계급간 격차로 인해 발생하는 비용을 분석한다. 연휴 기간 동안 ‘옹골찬’ 개념을 탑재하고 싶다면 꼭 읽어보자.

 ◇마음이 따뜻해지는 삶의 지침서=특별한 날이면 한 번쯤 자신을 되돌아보고, 어떤 삶을 살아야할 것인지 고민에 쌓이기도 한다. 침묵의 추구(조니 프로흐니크 지음. 고즈윈 펴냄. 1만 3800원)는 우리 삶을 바꾸는 가장 소중한 자원은 ‘침묵’이라고 조언한다.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저자는 침묵을 사랑하지만 우리 주변이 지나치게 많은 소음에 휩싸여 있는 것을 깨닫고, 침묵의 가치를 찾는 여행을 시작한다. 수도승, 군인, 음향학자, 심리학자, 의사 등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왜 우리 주변에는 더 많은 소음이 생겨났는지를 규명하고, 소리 다이어트를 통해 침묵에 익숙해지는 방법을 제시한다.

 서른세 개의 희망을 만나다(얀 홀츠아펠·팀 레만·마티 슈피커 지음. 시대의창 펴냄. 1만 6000원)는 254일 동안 25개국을 여행한 세 명의 독일 청년 이야기다. 흔한 세계 여행기가 아니라 열대우림과 사막, 수백만 인구가 있는 대도시에 흩어져 있는 사회적 기업가들을 만나 진짜 세계를 발견하는 과정이 고스란히 녹아 있다. 사람을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싸우는 사회적 기업가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꿈과 희망을 열정으로 실현해나가는 서른 세 명의 사회적 기업가들을 이야기 끝에 세 청년은 우리에게 질문한다.

 ‘당신이 세상에 태어난 이유, 당신의 꿈은 무엇입니까?’

 달인 김병만은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김병만 지음. 실크로드 펴냄. 1만 3000원)로 자신의 꿈을 이루지 못한다며 한탄하는 사람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건넨다. 숱한 도전과 실패 에도 좌절하지 않는 그의 인생 여정은 길지는 않지만 깊은 울림을 준다.

 ◇긴 연휴가 외로운 솔로를 위한 만화책=TV를 보자니 가족들 눈치 보이고 마땅한 약속도 없는 외로운 솔로라면 만화책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방법이다.

 네이버 연재 때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킨 ‘살인자ㅇ난감’(꼬마비·노마비 지음. 애니북스 펴냄. 권당 1만원)이 단행본으로 출시됐다. 귀여운 4컷 만화 속에 숨겨진 연속살인이라는 살벌한 소재. 단순한 살인마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심리를 깊이 파고드는 완벽한 스토리텔링까지. 이를 단숨에 만끽할 수 있다는 것이 단행본의 매력이다. 덤으로 그 동안 공개하지 않은 단편과 ‘신과 함께’의 주호민 작가와 나눈 대담까지 책에서만 볼 수 있는 화끈한 서비스까지 더해졌다.

 ‘살인자o난감’이 인생의 다소 어두운 면을 다뤘다면 ‘은하수의 히치하이킹’(시리얼 지음. 대원씨아이펴냄. 9800원) 고양이 은하수가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시공간을 초월해 은하수가 만나는 사람들은 성별, 나이도 천차만별이지만 모두가 은하수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슬프고, 아름답고, 행복하고, 쓰라린 인간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들으며 여행을 계속하는 은하수. 세상 이곳저곳을 다니는 은하수의 여행이 끝없이 방황하고 괴로워하고, 기쁘고 행복해하며 정착하지 못하는 인간의 마음을 닮았다.

 따뜻한 그림체와 온화한 색감이 종이의 질감과 맞닿아 웹에서는 느끼지 못한 온기를 전해준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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