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진국 녹색금융은 기후변화가 인간이 만들어낸 재해에서 비롯됐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자연재해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십년마다 두 배로 증가해 지난 15년간 1조달러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당장 제로로 줄더라도 누적된 환경오염으로 향후 100년간 지구온난화가 지속될 것이란 우려가 세계 각국 과학기술보고서에서 제시된 데 따른 것이다.
세계 금융 역시 국내와 마찬가지로 정부차원에서 녹색금융이 출발했다.
네덜란드가 대표적이다. 네덜란드 은행은 세제혜택이 부여된 녹색채권을 발행하거나 녹색펀드 지분을 매각해 녹색사업에 투자하거나 장기저리 대출을 추진중이다.
세제혜택으로 시중금리보다 1~2% 낮게 조성된 장기자금을 정부가 녹색인증한 프로젝트에 70% 이상 투자하거나 융자한다. 지난 1995년부터 2005년까지 4500개 프로젝트에 80억유로가 투자될 만큼 가장 앞서 있다.
독일 역시 정책금융기관에서 환경보존, 에너지 절감, 태양광 발전분야에 소규모 투자에 저리 대출을 하고 있다.
일본 녹색금융은 주택금융에 집중됐다. 에너지 효율 주택·빌딩 건축과 개조에 0.3%P 우대금리를 주고 있다. 또 민간 에너지 효율주택에 대한 원활한 장기저리 대출을 위해 대출채권을 인수하거나 이에 기초해 유동화 회사가 발행한 유동화 증권을 보증해주고 있다.
각국 민간 분야 금융기관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호주 메큐 은행은 소비자가 담보로 설정한 자동차 연비 및 종류에 따라 대출상품 금리를 차등하는 ‘고 그린 오토론’을 출시했다. 상품 개발 이후 은행의 자동차 담보대출이 45%나 증가했다. 영국에서는 에너지 효율이 높은 주택을 구매하는 소비자에게 금리 우대 혜택을 주는 ‘그린모기지’ 제도가 시행됐다. 어베이·에이치비오 등 많은 은행이 그린모기지 상품을 출시해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 밖에 북미지역 은행은 친환경 콘도 건설 시 이자율 혜택을 주는 금융상품을 선보였다. 기존 건물보다 25% 이상 에너지 효율이 향상된 점을 소비자가 입증하면 이자율을 낮춰주는 방식이다. 특히 물·공기·폐기물 등 에너지와 상관없는 친환경 기술도 실적으로 인정해주면서 소비자의 큰 호응을 이끌어냈다. NRB·TAF 등 다수 은행이 참여했다.
다만 최근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금융위기에 대한 우려감이 높아 녹색금융에 대한 투자도 위축된 게 현실이다.
임대웅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선진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하며 녹색금융 정책도 혼란이 일고 있다”며 “우리나라 경우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 시장을 주도한다면 녹색금융을 통해 선진시장에 진출하는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표2>글로벌 주요 녹색금융서비스 현황
<자료 자본시장연구원>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