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리케이션 생태계 대전 막 오른다

애플·구글에 이어 WAC·페이스북도 가세

웹 앱의 성공 여부와 플랫폼 통합 가능성에 주목

애플과 구글 간 양강구도로 진행되던 애플리케이션 생태계 경쟁이 웹 애플리케이션까지 가세하면서 다자간 경쟁구도로 진입하고 있다.

웹 애플리케이션이 WAC과 페이스북 등의 주도로 안드로이드, iOS 등 기존 플랫폼을 통합하는 방향으로 진화할 경우 각각의 앱 생태계들은 콘텐츠 이외의 분야를 특화하며 새로운 경쟁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 "모바일에서 웹으로", 구글 "웹에서 모바일로" = 8일 KT경제경영연구소가 공개한 `앱 이코노미 시대의 주요 플레이어 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과 구글은 각각 모바일과 웹 환경에서 구축한 생태계를 서로 다른 영역으로 확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현재 애플 앱스토어의 매출은 구글, 노키아, 림(RIM)을 포함한 4대 주요 모바일 사업자 앱스토어 매출의 76%를 차지한다. 사실상 모바일 앱 생태계의 최강자인 셈이다.

이 같은 영향력은 클라우드를 기반으로 웹으로 확장되며 모바일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스템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 1월 애플은 웹을 통해 애플리케이션을 거래할 수 있는 맥(Mac) 앱스토어를 개설한 데 이어 6월에는 PC와 모바일에서 같은 콘텐츠를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아이클라우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구글은 PC에서 쌓아온 생태계를 안드로이드 마켓으로 가져오려 한다는 점에서 애플과 전혀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 디스티모(Distimo)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유료 앱의 79%가 100건 미만의 초라한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 중이다. 모바일 앱의 영향력이 애플에 절대적으로 밀리고 있다는 뜻이다.

이 같은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구글은 지난 2월 `안드로이드 마켓 웹 스토어`의 문을 열었고 5월 구글 개발자콘퍼런스에서 클라우드 노트북 크롬북을 공개하기도 했다.

2년 전 이미 1억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하며 안정궤도에 올라선 구글 웹의 경쟁력으로 안드로이드 마켓의 측면 지원에 나선 셈이다.

최근 모토로라 모빌리티 인수로 스마트TV 사업도 탄력을 받게 되면서 구글의 웹 생태계는 모바일을 넘어 스마트TV 분야로도 영향력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페이스북과 WAC의 추격 = 페이스북과 통신사업자 연합 앱스토어 WAC 등 후발 주자의 추격도 거세다.

페이스북은 앱 생태계 사업 진출을 위해 HTML5 기반 애플리케이션 플랫폼인 스파르탄(Spartan)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장점은 7억명에 달하는 사용자 풀이다. 생태계 형성을 위해 이미 충분한 숫자의 잠재적 사용자를 이미 확보하고 있다는 뜻이다.

또 스파르탄은 웹 브라우저에서 기존의 모바일 앱을 구동할 수도 있어 개발단계에서 운영체제(OS)별 최적화 과정을 거칠 필요도 없다. 애플과 구글의 강력한 경쟁자로 점쳐지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주요 글로벌 이동통신사를 포함해 총 68개 사업자가 함께 추진 중인 글로벌 도매 앱스토어 WAC(Wholesale Applications Community) 역시 주목할 만한 후발주자 중 하나다.

국내에서는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참여하는 K-WAC이 한창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개발자들이 K-WAC 표준에 맞춰 앱을 등록하면 국내 이동통신 3사가 각각 자신의 앱스토어를 통해 사용자에게 제공하는 구조다.

사업 초기 안착을 위해 개발자에게 유리한 수익배분을 포함한 다양한 혜택들이 제공될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통사 간 상호 협조, 웹 애플리케이션의 안정성 등이 성공을 가늠할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웹 앱으로 플랫폼 통합…마케팅 활용도 높아질 듯 = 모바일에서 주목을 받기 시작한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웹과 모바일을 넘나들고 있지만 결국 다양한 플랫폼을 포괄할 수 있는 웹으로 수렴하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웹 앱이 새 프로그래밍 언어인 HTML5와 크로스 플랫폼 앱 개발 기술 등과 결합하면서 안드로이드, iOS 등 플랫폼 간 장벽을 무의미하게 만들 수 있다는 뜻이다.

보고서는 "소프트웨어 변환 기술을 통해 개발자는 하나의 플랫폼에서 개발해도 다른 플랫폼으로 쉽게 변환할 수 있다"며 "단말기나 OS와 무관하게 웹 방식으로 단일 개발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각각의 앱스토어가 보유한 콘텐츠의 차별성이 사라지면서 접근성, 결제 방식, 검색 용이성 등이 앱스토어의 경쟁력을 결정하는 주요인으로 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여기에 더해 앱 소비 단말이 다양해지고 B2C(기업 대 개인)를 넘어 B2B(기업 대 기업), B2G(기업 대 정부) 영역으로 시장 범위도 확대되면서 앱스토어는 서비스 유통 채널로서 차별화에 집중하게 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전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앱 생태계와 하드웨어가 분리되는 순간 모든 부분을 아우르려는 폐쇄적 구조는 의미가 없어진다"면서 "앱 시장의 경계가 낮아지면 더 많은 생산자와 소비자가 진입하면서 더 큰 생태계로 나아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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