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특집]주요 기업의 오픈 전략

 닷컴 버블이 꺼진 2000년대 초. IT에 대한 불신과 냉소를 뚫고 살아남은 인터넷 기업의 특성을 표현한 용어가 웹 2.0이었다.

 웹 2.0은 개방과 공유, 참여, 플랫폼으로서의 웹 등을 내세우며 새로운 웹의 방향을 지향했다. 모든 디바이스를 포괄하는 플랫폼으로서의 네트워크 위에서 사람들은 데이터나 서비스를 다른 사람들이 재가공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하고, 스스로도 다른 사람의 데이터를 재활용하며 집단 지성을 형성한다. 끊임없이 업데이트되는 서비스로서의 소프트웨어 중요성도 언급됐다.

 오늘날 인터넷 흐름을 설명하는 요소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2000년대 초와 지금의 10년 남짓한 시간, 인터넷이란 무대 위 주연 기업의 이름은 달라졌지만, 인터넷 핵심 트렌드는 변하지 않았다.

 더 많이 개방하고, 더 많은 데이터를 공유하고, 더 많은 참여를 이끌어내는 플랫폼이 사용자의 선택을 받았다. 구글, 페이스북, 트위터 등 최근 주목받는 인터넷 기업은 이 같은 개방 원리를 효과적으로 구현하고 비즈니스에 접목해 낸 사례들이라 할 수 있다.

 SNS 서비스는 해외보다 우리나라에서 먼저 등장해 성공을 거두었으나, 오늘날 국내 인터넷 산업이 주도권을 잃게 된 것도 개방에 대한 접근의 차이에서 비롯됐다 할 수 있다. 아바타나 유료 아이템 판매 등 디지털 구매 서비스 성공에 안주해 있는 동안, 해외 SNS는 사람 사이 관계와 정보를 적절히 오픈해 더 큰 플랫폼을 만들고 보다 다양한 서비스들이 나올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 힘을 쏟았다.

 외부 개발자와 협업과 개방 분위기도 생태계 발전에 핵심 역할을 했다. ‘긱’(geek)한 개발자 커뮤니티가 혁신을 촉진하고, 문제는 해결해 나가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수행해 주었다.

 물론 기업마다 개방하거나 공유하는 서비스와 데이터의 정도가 다르고, 핵심적인 것은 외부에 공개하지 않는 등 ‘순결한’ 개방과 공유가 이뤄진 것은 아니다. 개방과 독점, 수익과 명분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기업들의 모습은 변하지 않았다. 하지만 개방적 접근을 통해 사용자에게 가치를 제공하는 것이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것은 사실이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