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인터넷 서비스들이 개방을 통해 사용자와 개발자를 모으고 더 많은 가치를 창출하려는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개별 기업들의 움직임은 조금씩 온도 차가 있다.
수익과 시장 확보를 위한 각 기업의 전략적 움직임 속에 숱한 논란이 일기도 한다.
페이스북 경우 사용자들을 페이스북 서비스 내에 묶어 두고 체류 시간을 늘이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
페이스북의 API 공개나, 모든 웹페이지들의 소셜 활동을 페이스북과 연계하는 ‘오픈 그래프’ 등은 결국 모든 사람들의 인터넷 활동을 페이스북 울타리 안에 가두려는 것이란 비판이 높다. 페이스북이 제공하는 기술은 개방 기술들의 결집체지만, 그 지향점은 결국 ‘페이스북 월드’라는 것이다.
네티즌이 페이스북 ‘좋아요’ 버튼이 달린 외부 사이트나 온라인 미디어 등에서 ‘좋아요’를 클릭할 때마다 사용자 정보는 페이스북에 축적된다. 7억명의 페이스북 사용자의 취향과 행적이 ‘자발적으로’ 페이스북에 쌓이는 셈. 페이스북이 웹을 흡수하는 거대한 블랙박스로 변해간다는 우려다.
구글은 사용자를 최대한 빨리 원하는 정보가 있는 사이트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는 정책을 고수한다는 점에서 페이스북과 차이가 있다. 또 사용자가 구글 서비스 이용을 중단할 때엔 언제든 자신의 정보를 모아 갖고 나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에란 파이겐바움 구글 엔터프라이즈 보안 총괄 디렉터는 “구글은 사용자가 언제든 자신의 데이터를 가지고 다른 서비스로 이동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그간 개방돼 있던 API 중 일부를 점차 유료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최근 지도 API와 번역 API를 유료화하고, 구글 앱 엔진 사용 가격을 인상했다. 구글이 제공하는 환경 속에서 지내던 개발자들은 이 같은 움직임에 불안해하고 있다. 무료 정책으로 사용자와 개발자들을 끌어들인 후, 다른 대안을 찾기 힘들게 됐을 때 구글의 방침을 밀어붙이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트위터 역시 비슷한 우려를 사고 있다. 트위터는 사진이나 동영상 올리기, 자동 리트윗 등 트위터 웹페이지에서 제공하지 않는 다양한 기능을 쓸 수 있게 해 주는 외부 개발자들의 앱을 적극 활용해 왔다. 하지만 얼마 전부터 주요 트위터 앱 개발사들을 인수하고 외부 개발사 앱에서 제공하던 기술을 자체적으로 서비스하기 시작하는 등 트위터 생태계를 흔드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야후는 홈페이지를 외부의 다양한 다른 서비스와 연계하는 형태의 개방 전략을 선보였다. 야후 페이지에서 로그인 하면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외부 서비스의 업데이트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구조다.
한세희기자 hah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