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기업에 비해 국내기업의 개방과 공유는 아직 초기 단계다. 웹2.0이 본격화하면서 해외에서는 새로운 인터넷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용자 참여를 이끌어내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다. ‘집단지성’을 표방한 위키피디아(Wiki-pedia)를 필두로 참신한 아이디어의 인터넷 서비스가 등장했다. 국내도 참여·공유·개방의 가치가 확산되었으나 실제로 사업화가 이뤄진 시간은 상대적으로 더뎠다.
보편적 브로드밴드 확산으로 인터넷 서비스는 해외보다 빠르게 대중화됐으나 2000년대 초반 벤처 거품이 꺼지면서 국내 인터넷사업은 주요 포털 중심으로 급격하게 재편됐다. 결과적으로 개방과 공유보다는 ‘네이버’ ‘다음’ ‘네이트’ 등 대형 포털 중심으로 인터넷 시장이 고착화되는 현상이 발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도 해외보다 국내가 먼저였다. 싸이월드는 오프라인 인맥을 온라인으로 구현하는데 성공하면서 ‘싸이 일촌’이라는 사회적 현상을 만들어냈다. 싸이월드 미니홈피는 기존 오프라인 인맥을 옮겨오면서 온라인에서 자신의 프로필과 데이터를 저장하는 역할을 해냈지만 폐쇄적 형태로 운영됐다. 결국 타 사이트와 연계를 원천적으로 봉쇄한 운영정책이 콘텐츠 플랫폼으로 전환을 가로막았다. 일찍이 포털사업을 시작한 네이버도 메일·뉴스·블로그 등 자사 콘텐츠 강화로 이용자들을 네이버에만 가둬왔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구글과 애플이 외부 개발자 및 사업자와 협력하는 사업모델로 웹 서비스의 지평을 넓혀가면서 국내기업들도 본격적으로 외부에 눈을 돌려 참여와 개방으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가두리양식장’이란 비판을 벗어나기 위해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개방을 통한 개발자 네트워크 형성 및 콘텐츠 확보에 나섰다. 트위터·페이스북 등 최근 등장한 글로벌 SNS와 손을 맞잡거나 유사한 인터넷 서비스를 내놓는 등 세계적 추세에 발맞추기 위한 노력이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개방형 생태계는 이제 시대적 요구다. 국가와 지역의 경계가 희미해진 상황에서 트위터나 페이스북을 통해 글로벌 서비스를 경험한 이용자들은 보다 열린 서비스를 요구하고 있다. 포털 공룡부터 2, 3위 기업의 연합까지 이용자들의 계속된 선택을 받기 위한 점진적 체질 개선이 이뤄지고 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