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SW정책이 갈 길은 신시장 창출

 ‘11억 원을 들여 1년 만에 300억 원 이상 가치를 창출한다’. 투자 귀재도 이루기 힘든 이 일을 정부가 했다. 지식경제부다. 지경부는 지난해 인터넷 영상전화기, ATM기기, 내비게이션, 셋톱박스(LG CNS) 등 4개 성장성 높은 기기 개발에 공개 소프트웨어(SW)를 적용하는 사업을 했다. 선정 기업들은 라이선스 비용을 포함한 생산 단가와 개발 기간을 크게 줄였으며, 수출도 했다.

 높이 평가할 정책이다. 공개SW라서가 아니다. 산업 정책, 특히 요즘 우리 산업은 물론이고 사회에 화두인 SW 정책이 갈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4개 단말기는 우리 눈으로 보면 최첨단이 아니다. 외국에선 다르다. 이런 제품을 만들 만한 외국 기업들이 그리 많지 않다. 문제는 이 단말기를 아주 비싸게 팔 수 없다는 점이다. 결국 비용을 적게 들여야 이익이 생긴다. 국내외에 시장이 뻔히 보여도 기업들은 개발과 투자에 망설일 수밖에 없다. 이런 고민에 정부가 공개SW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산업 정책은 이래야 한다. 업계가 가장 절실히 원하는 것을 줘야 한다. 정책 당국의 착각은 ‘지원금만 많이 주면 된다’는 생각이다. 물론 업계도 정부 자금을 많이 받고 싶다. 하지만 시장 창출을 더 원한다. 정부도 한정된 재정에서 막 줄 수 없다. 지경부 공개SW기반 단말기 지원 사업은 ‘값이 싸면서도 품질 좋은 제품을 찾는’ 신 시장을 창출했기에 성공한 정책이다.

 지경부는 정책 지원금과 분야를 확대할 계획을 세웠다.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공개SW에 한정할 필요가 없다. 우리 기업들이 만든 기반 SW까지 확대할 일이다. 공개SW와 달리 특혜 시비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업계와 시장 평가로 인정받은 국산 SW라면 문제 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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