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LG에 밀려…스마트패드에 야심
소니의 TV 사업 철수 가능성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IFA 2011’에서 경쟁사인 삼성·LG가 3DTV와 스마트TV를 집중 선보이는 것과 전혀 다른 전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독일 IFA 2011에서 소니는 대표 제품인 TV 대신 새로운 스마트패드(태블릿PC)와 3D 노트북PC, 헤드 마운트 방식 3D 디스플레이 등을 집중적으로 선보였다. TV 신제품은 거의 없었고 인터넷TV 시제품(구글TV)을 전시한 정도에 불과했다. 이 때문에 현장에서는 소니의 TV사업 철수가 임박했다는 분위기가 강하게 형성되고 있다.
소니는 새로운 태블릿P와 태블릿S를 선보이면서 동시에 한층 강화한 네트워크 서비스 전략을 강조하고 있다. 소니의 네트워크 서비스 플랫폼 ‘큐리오시티’는 애플 앱스토어나 아이튠즈처럼 고유 생태계를 조성하기 위한 것이다.
소니는 큐리오시티를 포함해 한층 강화된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 서비스를 통해 음악·영화·게임·e북 등 기존 보유한 콘텐츠 파워를 자사 모든 기기와 연동해 시너지 효과를 낸다는 전략이다. 애플은 플랫폼을 구축한 뒤 생태계 안에서 콘텐츠와 애플리케이션 시장을 키웠지만, 소니는 이와 반대로 기존 확보한 콘텐츠 경쟁력을 토대로 고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IFA 2011에서 공개한 새로운 스마트패드는 고유 생태계 구축 야심을 드러낸 제품이다. 소니 모든 기기를 자유롭게 연동하고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는 N스크린 서비스를 본격 확대할 수 있는 전략 제품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TV를 가정 내 N스크린 서비스 허브로 삼는 것과 달리 소니는 생태계 싸움에서 TV 비중을 축소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선보인 구글TV가 고전하면서 성적이 기대에 부합하지 못했고 TV 전략 제품에 대한 언급도 없었기 때문이다. 경쟁사들이 세계 시장에 스마트TV를 선보이고 콘텐츠 확대 경쟁을 벌이는 상황에서 성장동력을 찾기 힘들어진데다 주요 시장 점유율이 급격히 하락한 것도 TV 사업 철수에 무게가 실리는 이유다.
소니는 공식적으로 TV 사업 철수 가능성을 부인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소니의 사업 철수가 임박했다고 보고 있다. 일각에서는 소니가 TV사업을 전격 철수하지 않더라도 삼성·LG와 스마트TV로 정면 승부하는 대신 자사의 다른 제품·서비스 전략과 연계한 새로운 형태의 사업 모델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소니코리아 관계자는 “TV는 소니의 N스크린 사업 전략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주요 제품이므로 TV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본사에서 고민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기존 큐리오시티보다 한층 강화된 엔터테인먼트 네트워크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TV뿐만 아니라 소니의 다양한 기기와 콘텐츠 서비스를 강조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