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LCD 업체들이 제조 부문에서 ‘한국형 모델’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최근 8세대 양산에 본격 나선 BOE는 장비 구성과 라인 배치가 우리나라 LCD 업체와 거의 같은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양산 능력과 수율 등에서 세계 최고 경쟁력을 확보한 우리나라 LCD 업체들을 롤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BOE 첫 8세대 라인인 ‘B4’ 구성은 국내 LCD 업체와 상당히 흡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핵심 전공정 장비를 제외한 대부분 장비를 우리나라 업체들로부터 구매해 생긴 현상이다. 또 생산을 총괄하는 10여명 핵심 인력이 대부분 우리나라 출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BOE가 최근 가동에 들어간 베이징 8세대 라인은 국내 한 LCD 업체 라인과 90% 이상 똑같은 장비와 라인 배치로 구성됐다”며 “컬러필터, 박막트랜지스터(TFT), 셀 등 단위 공정 핵심 인력들도 대부분 한국 LCD 기업 출신”이라고 밝혔다.
BOE는 지난 2003년 우리나라 LCD 업체인 하이디스를 인수했던 전력이 있다. 2008년 BOE가 지분을 매각하며 철수했지만, 일부 하이디스 출신 직원은 BOE에 남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BOE는 최근 8세대 라인을 구축하면서, 국내 LCD 업체 출신 인력을 대거 보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인력 수혈은 업계 최고 수준인 우리나라 LCD 업체들의 노하우를 접목하기 위한 것이다.
국내 장비업체가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중국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는 것도 한 원인이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가 축적한 대면적 LCD 양산 노하우가 유출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등 국내 업체들의 LCD 팹 투자가 크게 줄어들면서 장비업체들이 중국 등 해외 시장 진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비에 이미 공정 노하우가 접목돼 있으며, 같은 장비를 채택한 라인은 흡사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