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업계 영역파괴가 빠르게 진행 중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서비스 통합 능력을 키워 미래 시장도 삼성이 주도하겠다.“
독일 베를린에서 열리고 있는 IFA 2011에 참석 중인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1일(현지시각) 기자간담회를 통해 “더 이상 하드웨어 경쟁력만으로는 글로벌 톱이 될 수 없다”며 “기존 하드웨어 경쟁력에다 소프트파워와 서비스를 결합한 비즈니스 모델의 통합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전자산업에 대해 “100년이 넘는 전자산업 역사상 볼 수 없었던 급진적 변화와 사업간 영역파괴 경쟁이 진행 중”이라며 “사업간 구분이 모호해지고 이런 양상은 전자산업이 모바일과 웹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라고 진단했다.
구글과 애플은 기존 대형 IT업체들이 주춤하는 사이 인터넷 기반 사업들을 인수합병, 혁신적 소프트웨어와 서비스를 통해 모바일 영역 뿐 아니라 하드웨어 영역에 공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기존 전자기업들도 소프트웨어, IT솔루션 분야로 사업 분야를 넓혀나가는 상황이다.
최 부회장은 “다양한 모바일 기기와 비즈니스 모델 등장으로 새로운 산업이 태동되거나 기존 산업의 재창조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는 시장과 비즈니스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삼성전자의 전략과 대응도 강조했다. 그는 “삼성전자는 이미 불확실한 상황에서 혁신과 스피드를 통해 여러 차례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들어 왔다”며 “향후에도 시장의 흐름을 선제적으로 읽고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해 혁신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까지 IT업체에 대해 가지고 있었던 기존 관념이나 정체성은 크게 바뀔 것”이라면서 “향후 5년이 가장 중요한 시기며 현재의 과도기가 지나면 IT업계 지도를 새로 그려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부회장은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하드웨어-소프트웨어-서비스를 통합하는 역량”이라고 강조했다. 어느 하나만 잘 해서는 안 되고 삼성전자 역시 이미 확보된 강력한 하드웨어 경쟁력을 바탕으로 핵심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사업 역량을 확장해 나가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표현이다.
그는 “미국 신용등급 강등과 더블딥 우려, 세계적인 금융위기 후유증 등으로 세계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계속 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전자 산업도 경쟁 패러다임 변화, 수요 부진과 경쟁 심화로 어려운 환경이 지속될 것이나 스마트TV·스마트폰·스마트패드 등은 높은 성장세를 당분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TV는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2011년 2억6000만대에서 2015년에는 3억대 수요가 예상되고 스마트폰과 모바일PC는 미디어와 콘텐츠의 소비 확대로 시장 규모가 각 4억5000만대에서 9억대, 2억4000만대에서 4억7000만억대로 고성장이 기대된다”며 “삼성전자만의 차별적 경쟁력과 프리미엄 제품을 통해 지속적 성장을 이뤄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부회장은 특히 △스마트TV는 선진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 판매 비중 확대와 신흥 시장에서 시장특화형, 보급형 모델을 통해 경쟁사와 격차를 확대하고 △스마트폰은 갤럭시S2의 글로벌 판매 확산, 신규 LTE 스마트폰, 갤럭시 패밀리 후속제품 출시로 휴대폰 1위 도약의 전기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태블릿 시장에서도 5배의 성장을 목표로 제시했다.
삼성의 미래 신산업 정책도 밝혔다. 최 부회장은 “헬스케어를 비롯한 신사업 영역으로 본격 진출해 고객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할 것”이라며 “기존 인포테인먼트(Infortainment) 사업과 함께 10년 후 삼성의 확고한 성장동력이 될 수 있도록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IFA 개최지 유럽 시장에 대해 “유럽을 포함한 선진 시장은 당분간 저성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며 “TV와 휴대폰의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점유율 1위 제품 확대를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해 유럽시장에서 240억달러 매출을 달성하고 2013년은 350억달러, 2015년 500억달러를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제품 경쟁력 강화는 물론 브랜드 차원에서도 런던 올림픽, 소비자 접점 특화 마케팅 등을 강화하는 한편 차별화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지속 강조할 방침이다.
최 부회장은 “지금 시장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고 경쟁업체의 견제도 심해지는 상황”이라며 “이런 때일수록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으로 절대우위 시장 리더십을 가져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베를린(독일)=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