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아몬드를 얻으려면 촛불을 키면 된다?
최근 화학분야 국제학술지 ‘케미컬 커뮤니케이션(Chemical Communications)’에 실린 연구 논문에 따르면 양초 불꽃 안에서 수백만개의 다이아몬드 입자가 만들어진다.
‘불’ 또는 ‘불꽃’은 물질이 아니라 파라핀, 지방 등의 연료가 산화하면서 빛과 열을 만드는 ‘현상’이다. 따라서 불꽃의 구성 성분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일은 쉽지 않다.
저우우종 미국 세인트앤드루스대 화학과 교수는 촛불 성분을 분석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동료 과학자 말에 “무엇이든 과학으로 설명할 수 있다”며 연구를 시작했다.
그의 제자인 수쯔쉬에 연구원은 양극성 산화알루미늄 필름을 이용해 불꽃 속 물질을 분석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두 사람은 불꽃 하단부, 중심부, 상층부에서 여러 입자를 채집해 분석했다. 그런데 검출된 4가지 탄소 성분 가운데 놀랍게도 다이아몬드 입자가 있었다.
불꽃 속에서 생성되는 것으로 밝혀진 4가지 탄소물질은 △원자 크기 층이 겹겹이 쌓인 그래파이트(graphite) △구, 타원, 원통 모양 분자인 풀러린(fullerene) △여러 탄소성분이 섞여 있는 무정형탄소(amorphous carbon) △완벽한 수정 형태를 지닌 다이아몬드(diamond)다.
불꽃 하단부 탄화수소 입자가 연소 과정을 거쳐 불꽃 상층부에서 이산화탄소로 전환된다는 것은 알려져 있지만 자세한 과정은 밝혀진 바가 없었다. 특히 불꽃 속 다이아몬드는 3000분의 1마이크로미터(㎛), 즉 3나노미터(㎚) 크기 나노입자 수준으로 존재했다.
이렇게 만들어진 다이아몬드 입자는 초당 150만개에 달했지만 눈깜짝할 사이에 사라졌다. 양초를 10분 동안 켜면 9억개의 다이아몬드 나노입자가 생겨났다가 이산화탄소로 변해 공중으로 날아가는 것이다.
저우 교수는 “다이아몬드가 사라지는 것은 아깝지만 촛불에 대한 시각이 완전히 바뀌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연구”라며 “각종 산업에서 핵심 재료로 쓰이는 공업용 다이아몬드를 더 저렴하고 친환경적으로 적인 방법으로 제조하는 방법을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제공:한국과학창의재단
정소영기자 syju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