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 이동통신사업을 준비 중인 ‘양승택호’가 중소기업 연합을 1대 주주로 하는 그랜드컨소시엄의 새 판을 짠다. 기존 중소기업중앙회 주도에서 범중소기업 연합을 앞세운 실질적인 그랜드컨소시엄으로 새 진용을 갖춰나가기로 했다. 컨소시엄을 주도했던 양승택 전 정통부 장관은 앞으로 사업권 신청 법인과 허가 법인 대표를 맡는다.
중기중앙회는 특히 직접 투자를 하지 않지만, 소속 회원사가 특수목적(SPC 등)으로 참여한다. 중기중앙회는 1대 주주를 양보하는 대신에 여전히 대표 파트너로 컨소시엄에 힘을 실어 주기로 했다.
31일 양승택 전 장관이 주도하는 그랜드컨소시엄(IST) 측은 중기중앙회가 내부 법적인 문제로 직접 출자가 힘들다는 결론에 도달, 주주와 지분 재구성 작업에 착수했다. 양승택 전 장관은 “중기청과 관계 등 내부 문제로 중기중앙회가 직접 출자하기 어렵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중기중앙회 측에 투자 의사를 밝힌 중소기업과 컨소시엄에서 자체 모집한 대기업, 중견기업, 다국적기업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컨소시엄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밝혔다.
박해철 중기중앙회 대외협력본부장은 “제4 이통은 국가적으로나 이용자 후생 차원에서 분명히 필요한 사업”이라며 “공모결과 기대이상으로 공모자금이 몰려 중기중앙회에 더이상 자금을 모을 필요가 없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중앙회는 직접 출자를 하지 않더라도 제4 이통사업은 변함없이 추진한다”고 덧붙였다. 중기중앙회와 IST 측은 일각에서 제기한 사업포기나 중도하차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중기중앙회는 한국여성경제인협회·한국벤처기업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 등과 제4 이통사업 참여를 위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8월 말까지 출자자를 모집했다. 중기중앙회는 현재 목표했던 1500억원을 훌쩍 넘긴 2500억~3000억원가량을 모집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회는 애초 1500억원을 공모로 모집하고 1000억원을 자체에서 투자해 1대 주주로 컨소시엄에 합류할 방침이었다.
양 전 장관 측은 “중기중앙회가 자체 참여할지는 제4 이통사업권을 추진하는 데 큰 변수는 아니다”며 “이미 공모로 자금을 확보한 상황이고 해외 자본과 대기업 쪽도 순조롭게 진행돼 자본금 1조원 안팎으로 사업권을 신청하는 데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다. 이어 예정대로 이달 중순까지 사업과 재무 계획서를 갖추고 사업권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그랜드컨소시엄이 중소기업 주도로 새로운 진영을 갖추면서 주주 구성과 지분율도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컨소시엄 안팎에서는 중앙회가 1대 주주로 나설 것에 대비해 1000억원 이하로 출자 규모를 제한했지만 이 조항의 의미가 없어지면서 대기업 등 거대 주주 등장도 점치고 있다.
현재 알려진 바로는 범중기 연합이 1대 주주로 나서고 이들 중소기업 이외에도 대기업, 중견기업, IT전문기업 등 5% 이상 지분을 갖는 주요 주주가 6~10개가 될 것으로 전해졌다. 중기중앙회와 IST 측은 이번주 초 양측 대표가 만나 이견을 조율했다. 양측은 이 자리에서 중기중앙회 주도 그랜드컨소시엄을 범중소기업이 참여하는 그랜드컨소시엄으로 변경해 제4 이통사업권을 신청한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병준기자 bjk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