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0만 가입자를 보유한 기존 이동통신사도 적자를 걱정하는데 신규 사업자가 성공할 수 있나.” “와이브로 기반 음성통화로 이미 검증받은 기존 통신서비스와 경쟁이 가능한가.”
제4이동통신사업을 추진 중인 중소기업 그랜드 컨소시엄과 KMI컨소시엄을 두고 업계 전문가들이 내놓는 우려의 목소리다.
그 저변에는 여러 위협요인이 존재하는 신규 이통사업을 성사시키기 위해서는 그만큼 강력한 사업기반과 경쟁력이 필요하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동통신업체 A사 관계자는 “기존 사업자도 생존을 걱정하는 것이 현 통신시장”이라며 “신규 사업자가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기업과 전문가들이 힘을 모아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그랜드 컨소시엄이 가진 넓은 사업 기반과 네트워크에, KMI가 앞서 두 차례 사업심사 참여를 통해 쌓은 경험과 전문성을 더한다면 어느 이통사 못지않은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기대했다.
컨소시엄 구성 과정에서 각 사가 확보한 투자자금을 더하고, 상호 취약한 주주 기반을 보완해 범 국민그랜드컨소시엄으로 발전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허가심사 측면에서도 이들 컨소시엄 통합이 유리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포화상태에 이른 국내 이동통신 시장을 감안할 때 방송통신위원회가 두 사업자에 동시에 신규 사업권을 허가할 가능성은 희박하다.
허가심사에서 두 컨소시엄 모두 기본점수를 넘더라도 어느 한 곳은 사업권을 못 받는 안타까운 결과가 나올 수 있다. 역량 분산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두 컨소시엄 중 어느 곳도 심사 문턱을 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다.
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양측이 서로 힘을 모으면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주도권과 방향성 문제 등으로 인해 구체적으로 추진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양측이 통합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좀처럼 대화의 창구를 열지 못하는 셈이다.
또다른 통신업계 관계자는 “통신시장 진입장벽이 어느 분야보다 높고, 진입 이후에도 연착륙에 어려움이 많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며 “중장기적인 차원에서 서로를 바라보고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여 힘을 배가하는 노력이 아쉽다”고 말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