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그리버드’ 다음을 준비한다. 위메이드는 쉽고 짧게 즐기는 모바일 게임의 다음은 역시 온라인 게임이라고 생각했다. 위메이드는 자본금 75억원으로 스마트폰 콘텐츠 전문 개발사인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를 설립해 1년간 게임을 개발했다. 전국민의 모바일 메신저가 되어버린 카카오톡에 50억원을 투자, 소셜네트워크사업에도 발을 디뎠다. 국내 게임사의 새로운 각축장이 되고 있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는 ‘내 손안의 온라인게임’이라는 전략을 세웠다.
위메이드 신규 온라인 게임 개발팀과 같은 층을 쓰고 있는 자회사인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는 총 80여명의 개발진이 일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벤처붐을 만들자”는 전략 아래 자회사로 독립, 조직 운영도 독립 운영을 강조했다. 팀당 6~8명 단위의 작은 조직으로 운영하고, 팀 간의 협업을 강조했다.
개발2 본부를 이끌고 있는 박종하 이사는 이미 축적된 온라인 게임의 서버 네트워크 기술을 기반으로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네트워크 게임을 구현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다. 그는 스마트폰게임 시장 선점을 위해 ‘재야고수’를 모시기 위한 삼고초려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09년 스마트폰게임 ‘해비매크(Heavy Mach)’를 개발해 앱스토어 유료 애플리케이션 5위에 올려놓으며 단숨에 인디 개발자로 명성을 얻었던 변해준씨가 그 주인공이다. 변 씨는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가 블로그를 통해 극찬하면서 대표적인 인디 개발자, 아이폰 게임 개발의 성공사례로 떠올랐다. 국내에 아이폰이 출시되기도 전에 생긴 일이다.
당시 이 대표는 “하루에 수천 개씩 팔릴 테니 수 백만원씩 벌어들일 것”이라며 “청년재벌 탄생을 축하해달라”며 그를 추켜세웠다. 그는 회사생활 이후 개인 시간을 투자해 게임을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 씨는 다니던 게임개발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아이폰 게임 개발에 뛰어 들었다. 박 이사는 그를 영입하기 위해 개인 작업실이 마련된 동탄의 오피스텔을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집 바로 옆에 사무실을 얻어 혼자서 게임 개발을 하고 있었는데 행복해 보였습니다. 완벽한 환경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도 옆 자리에 책상 하나 놔달라고 했으니까요.”
박 이사는 “인디게임 개발보다 많은 자본을 투자하고 유명 게임 타이틀을 활용한 프랜차이즈게임이 스마트폰 게임에 대세가 될 것”이라며 변씨를 설득했다. 대신 그에게 직책을 주지 않겠다고 제안했다.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프로그래밍 외에 다른 관리일은 시키지 않겠다고 한 것. 결국 해비매크1, 2를 통해 다운로드 수익만으로 한 달에 수천만원을 벌어들이던 그의 회사(인디앱스)를 인수할 수 있었다. 현재 변씨는 수석 연구원이라는 직책 외에 직급을 가지고 있지 않다.
회사는 하반기에는 해비매크의 리뉴얼 버전과 신작 ‘해비매크3’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스타 인디개발자’가 안정된 조직과 만나 내놓는 첫 번째 게임이다. 이외에도 ‘펫츠’ ‘마스터오브디펜스’ 등 독특한 게임들이 출시를 대기 중이다. 스마트폰 콘텐츠 시장은 각자의 해답을 가지고 변화하고 있다. 위메이드 크리에이티브는 온라인게임에서 모범을 찾았다. 짧고 쉽게 즐기는 게임에서 나아가 지속 가능한 게임 개발, 배는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