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외국기업과 국제특허소송 10건 중 9건이 IT 분야에 집중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IT제품 판매 시장이 넓어진 이유도 있지만, 우리 기업이 그만큼 특허 공세에 노출돼 있음을 뜻한다. 특허경영에 취약하다는 방증으로도 해석된다.
정부는 30일 전자신문과 한국지식재산보호협회가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공동 개최한 ‘특허전쟁 2011’에서 이 같은 내용의 최근 특허소송 동향자료를 발표했다.
특허청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국제특허소송은 총 36건으로 이 중 양대 IT산업인 전기전자와 정보통신 분야가 각각 19건(53%)과 14건(39%)으로 92%를 차지했다. IT를 제외하고는 3건(섬유·화학)에 불과했다.
글로벌 특허괴물들이 우수한 기술력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업이 특허경영에 취약하다는 점을 파악, 집중 공격한 것으로 보인다. 강경호 특허청 과장은 “우리 기술 수준이 좋아지고 세계 시장 점유율도 높아지자, 글로벌기업들이 특허를 무기로 견제를 하는 것”이라고 단정했다.
공격대상은 대기업이다. 총 24건 피소사건 가운데 92%인 22건이 대기업을 타깃으로 삼았다. 우수한 기술력과 브랜드 파워로 점유율을 높이자, 수익을 챙겨보겠다는 꼼수로 보인다. 국가별로는 미국(44.4%)과 일본기업(22.2%)과의 소송이 전체의 67%(24건)를 차지했다.
‘특허전쟁 2011’ 참석자들은 우리 기업이 특허경영을 강화해야 미래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김정중 LG전자 특허센터 상무는 “특허괴물들이 지방법원에서 미국 무역위원회(ITC)에 소송을 걸고 있다. ITC 제소는 (수출업체의) 수입·판매금지로 이어져 피해가 크다”면서 “특허괴물은 소송에서 산업과 제품 개발에 기여했음을 입증해야 한다. 그런 요건을 (우리나라 기업이) 공략해야 이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동수 하이닉스반도체 특허그룹 상무도 ‘특허협상 기본’ 강연에서 “최근 특허 10개에 1000억~3000억원을 요구한다. 말 한마디만 잘못해도 결과는 크게 바뀐다”면서 “상대방에게 ‘No(아니오)’라고 해야 할 때는 단호하게 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거대 특허전문관리회사(NPE)에 대응하는 한국형 NPE 전략’을 주제로 펼쳐진 이슈토크쇼에서는 NPE 양성 필요성이 대거 나왔다.
박재근 한양대 교수는 “수많은 대학과 출연연구소 지적재산(IP)이 사장되고 있다”고 말했으며, 심영택 서울대 교수는 “1달러에 특허를 사서 1조달러에 팔 수는 없다. IP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투자가 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정식 한국IP리더스포럼 회장도 “학계와 연구기관이 갖고 있는 연구개발(R&D) 잠재력을 글로벌 무기로 발전시킬 수 있는 연결고리가 필요하다”며 “그 과정에 참여하는 연구원들이 부와 명예를 갖고 갈 수 있는 창의자본(NPE)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준배기자 j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