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6일 언론에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뉴스 분야’의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주요 지상파(KBS, MBC, SBS 및 EBS일부) 뉴스 프로그램의 성 불균형한 보도 체계는 여전했으며, 동일한 기준으로 실시했던 2004년 모니터링 결과와 비교해서는 미약한 진전이 있었다.
앵커의 성별에 따른 뉴스 꼭지 비율을 보면 2004년에 비해 대체로 성비균형(4.7(여) : 5.3(남))을 이루었다. 다만, MBC의 경우 2011년 6월 현재 여성앵커 37.3% 남성앵커 55.7%로 2004년 여성앵커 42.6% 남성앵커 57.4%에 비해 오히려 여성앵커 뉴스 꼭지 비율이 감소했다.
하지만 기자의 성별에 따른 뉴스 주제 비율을 보면, 여성기자는 2004년에 15.5%이었고 현재도 28.3%로 30%에 못 미친다. 이는 방송언론계의 여성 진입 장벽이 여전히 높은 점을 시사한다.
앵커와 기자 성별에 따른 정치뉴스 보도 비율은 여전히 남성 앵커·기자가 높았고, 여성 앵커·기자는 연성뉴스로 분류되는 문화뉴스를 보도하는 경향이 강했다. 이는 공사(公私) 영역으로 구분된 전통적 성역할 구조가 방송언론계에 여전히 자리 잡고 있음을 말해준다.
뉴스 인터뷰 시, 인터뷰대상자(interviewee)의 전문직 여성비율이 31.5%인 반면 전문직 남성은 62.9%로 2배 가까이 높았으며, 직업을 알 수 없는 여성 인터뷰 대상자의 경우는 여전히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동시에 실시한 뉴스 내용(contents) 모니터링을 보면, 아직도 전통적 여성관의 미화, 성역할 고정관념, 여성의 성적 대상화, 여성의 외모 부각을 조장하는 내용의 뉴스들이 있었다. 하지만 성역할 고정관념 탈피, 성폭력 예방 뮤지컬 소개 등 양성평등한 내용도 다뤄지고 있다.
늘 지적되는 사항인 여성앵커는 미모의 젊은 앵커가 대부분인 반면 남성앵커는 상대적으로 원숙한 외모인 점은 아직도 개선되지 못했다. 이는 전문성보다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보여주는 문제점으로 보인다.
2004년 뉴스모니터링과 비교하면 앵커·기자 성별에 따른 뉴스 주제, 인터뷰 대상 등에서 여전히 여성과 남성의 역할이 전통적 역할로 구분되고 있었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확대되며 여성 기자의 비율이 미약하게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성과 남성 모두의 관점을 포괄하는 균형 잡힌 ‘뉴스’가 되기 위해서는 방송 언론계 전 분야의 여성인력 활용과 뉴스 제작의 중심이 되는 고위직 여성 인력의 확대가 필요하다.
한국여기자협회가 2009년 조사한 바에 의하면, 방송언론계의 여성간부(차장급 이상)비율 은 8.5%로 2003년의 6.5%와 비교해 큰 차이가 없고 이로써 여성 방송언론인의 승진을 가로막는 ‘유리천장’이 존재함을 보여준다.
2011년 세계여성미디어재단(IWMF : International Women`s Media Foundation)이 설립 20주년을 맞아 세계 60여 개국의 주요언론사를 대상으로 한 ‘뉴스 미디어 업계 여성지위에 관한 글로벌 리포트’에도 이런 양상이 잘 나타난다. 이 보고서의 ‘한국’ 편을 보면 주요 언론사의 최고 관리자급(Governance, Top level management) 여성은 0%이며, 고위 관리직(Senior management) 여성의 비율이 5.7%에 불과하다. 반면 60여 개국 522개 언론 기업에서 평직원의 경우 여성 비율이 41%, 최고관리자 비율은 27%를 차지하고 있다. 주요국가 평균에 비해서도 여성 방송언론계 평직원 및 고위직의 비율이 많이 낮았다.
관계자는 "최근 증가하고 있는 평직원급 방송언론계 여성인력이 추후 종사 분야에서 고위직이 되도록 방송언론계와 사회 전반의 공동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