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추진된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 사업 규모가 지난해에 비해 약 두 배 가까이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에너지관리공단에 따르면 8월 중순 기준 ESCO자금 신청건수는 120건으로 지난해 전체 자금 신청건수와 유사하지만 단일 건당 규모는 두 배가량 확대됐다. 지난해 ESCO 정책자금은 1350억원이었고 올해는 지금까지 자금신청 규모가 2300억원을 넘어섰다. 단일 건당 평균 금액은 지난해 11억원에서 20억원으로 두 배가량 커졌다. 현재 약 700억원의 ESCO자금이 남아있지만 모두 소진된다하더라도 이 같은 추세는 크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자금신청 현황을 살펴봐도 이러한 경향은 뚜렷하다.
지난해 총 10건, 240억원의 자금추천을 받은 A사는 올해 6건, 230억원을 추천받았고 지난해 8건, 160억원을 추천받은 B사 역시 올해 8건으로 사업건수는 같지만 총 300억원을 추천받았다.
업계는 이 같은 대형화 추세는 달라진 영업환경에 기인한다고 해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단순설비 교체 사업은 이미 할 만큼 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제는 전체적인 에너지 효율을 향상하기 위한 대규모 사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공장 부문에서 설비교체는 물론이고 공장 전체 에너지효율 향상을 위한 대규모 공정개선사업 중심의 시장이 열리고 있다. 건물 부문에서는 건물 전체 에너지 관리를 위한 솔루션 제공이 ESCO사업의 주요 아이템으로 부상했다. 업계도 달라진 영업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삼성테크윈은 최근 지경부 과제인 IT·ESCO사업에 참여, BEMS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삼성에버랜드는 공장·건물 분야 신사업을 위해 최근 컨설팅을 받고 있다.
LG전자도 건물 공조기기 공급부터 전체적인 에너지관리까지 통합솔루션 제공을 목표로 ESCO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신기술과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확보해야 한다”며 “점차 과거와 유사한 에너지절감방안은 이제 밑천이 드러났기 때문에 바뀐 사업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업들의 행보 또한 가속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