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현지시각) 저수익 사업이라는 이유로 PC사업부 분사, 모바일 단말기 제조 포기라는 극약처방을 단행한 HP가 자사의 `터치패드` 웹OS 태블릿에 쏠린 폭발적인 관심 때문에 뒤늦게 사업을 강화할 처지에 놓였다. 일부 언론들은 갑자기 인기가 높아진 웹OS 사업부의 재매각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HP는 22일(현지시각) 공식 홈페이지(HP Small Business)에서 구매자한 사람들에게 보낸 공식 e메일을 통해 "우리는 웹OS 커뮤니티 구축에 엄청난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다시 한번 명확하게 확인하고자 한다"며 뒤늦게 사업을 강화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HP는 웹OS 단말기를 생산하지 않는 것일 뿐, 웹OS 지원은 계속할 것이라고 확인한 바 있다. 또한 웹OS 기반 제품을 제작할 제휴 사업자도 찾고 있는 상태다.
HP는 이날 e메일에서 "엄청난 할인 행사로 인해 끊임 없는 주문을 받고 있다"며 "현재 재고가 동이 난 상황이라 온라인 및 전화 주문에 문제가 발생한 점에 대해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HP는 지난 주 말 99달러짜리 태블릿을 사기 위해 전세계 사람들이 갑자기 몰리면서 공식 홈페이지 쇼핑몰이 다운될 정도로 관심을 받았다. 이 과정에서 주문 오류나 배송비 과금에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된다.
한편, 외신들은 "HP가 여전히 재고를 많이 가지고 있다"며 프리3 등 웹OS 스마트폰과 함게 2차 할인 물량이 업계에 쏟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재 주요 해외 쇼핑몰들은 제품이 매진된 곳이 대부분이고, 조금이라도 재고가 있는 곳은 어김없이 웹사이트가 다운되거나 접속이 원활하지 않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국내외 구매 대기자들 역시 쇼핑몰들이 가격 동향을 실시간으로 공유하며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이곳 저곳에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네티즌들은 "역시 태블릿PC의 성공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가격` 이었다"며 경쟁 업체들 역시 가격 경쟁에 뛰어들지 않을지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로 뷰소닉 등 중국-대만산 중저가형 안드로이드 태블릿 업체들은 잇따라 100~200달러 대로 값을 인하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이번 99달러 태블릿 대란은 HP가 하드웨어 사업부문을 포기하면서 발생한 이례적인 사건이라 관련 업계에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편, HP는 공식 사이트를 통해 터치패드의 재고 물량이 조금 더 남았다며 물량이 입고되는대로 판매를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제품이 입고됐을 시 이를 알려주는 ‘사인 업’ 페이지(www.hp.com/go/touchpad-availability)를 개설했다고 덧붙였다. 사인 업 페이지에 접속해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남기면, 물량이 재입고 됐을 시 알림 메일이 발송된다.
전자신문미디어 테크트렌드팀 tren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