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기가 하늘을 날기 위해 가장 많은 에너지가 필요한 순간이 바로 이륙 직전입니다. 광주 광산업이 바로 그 시점입니다.”
올해로 개원 10주년을 맞는 김선호 한국광기술원장이 취임 이후 줄곧 강조해온 말이다.
김선호 원장은 “광주 광산업은 지역이 처한 경제위기를 이겨내기 위한 절박한 상황에서 지자체·대학·연구소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해 전략산업으로 추진됐다”며 “국가전략 산업이 아닌 지자체의 역량을 감안해 산업을 선택한 후 중앙정부가 인프라 구축을 지원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광주 광산업은 기획재정부의 ‘지역혁신 클러스터’ 보고서에 성공 사례로 소개된 후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광주 광산업의 성장 이면에는 지난 2001년 문을 연 한국광기술원이라는 든든한 버팀목이 있어 가능했다. ‘중소기업 R&D 지원’ 맏형격인 한국광기술원은 IMF 여파로 시름에 빠진 지역경제 극복을 위해 광통신, LED, 적외선 렌즈 등 관련 기업 육성에 힘을 쏟았다. 그 결과 광주광산업은 관련기업 360여곳에 연매출 3조원이 예상되는 지역전략사업 중 가장 성공한 모범사례로 각광받고 있다.
이같은 공로로 한국광기술원은 지식경제부와 지역발전위원회, 전국 16개시도가 주최하고 한국산업기술진흥원이 주관하는 ‘2011 지역발전주간’ 행사에서 대통령표창도 수상한다.
김 원장은 “광주는 광산업을 통해 ‘첨단산단 메카’로 탈바꿈하고 있지만, 경쟁국인 중국이 턱밑까지 추격해와 위협을 받고 있다”며 “샴페인을 터트리기는 아직 이르다”고 강조했다.
광주가 세계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한 에피웨이퍼와 광스플리터는 중국의 강력한 도전으로 선두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중국은 올해 초 10개 기업에 LED 에피웨이퍼 제조장비 MOCVD를 100대 이상 증설했다. 선전에는 1000억원 규모 스플리터 대량 생산체계를 구축했다.
이같은 대내외 위협을 극복하기 위해 광기술원은 올해 초부터 중소기업 LED 기술력 향상에 힘을 쏟고 있다. 별도의 신광원조명단을 출범시켜 가로등, 투광등 등 틈새시장 공략에 앞장서고 있다.
김 원장은 “자본력이 열악한 중소기업이 생존하려면 한발 앞선 기술력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협력 모델을 발굴해 틈새시장을 공략한다면 세계 시장에서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김 원장은 “LED, 광통신 등 기술수준을 세계 정상급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며 “렌즈, 센서, 레이저 등 성장성이 높고 융합산업 창출 효과가 큰 미래 유망산업분야를 적극 발굴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끝으로 “광산업이 제2의 도약을 하기 위해서는 지자체와 연구기관, 관련기업들이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며 “광주연구개발특구 내 연구소기업 등 개발결과물을 본격 활용하고, 유망기업 발굴과 해외 기술교류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다짐했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