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연간 매출 2000억원을 바라보다 10분의 1 수준까지 하락, 재기가 불가능해 보였던 코아로직이 기나긴 터널의 끝을 지나고 있다.
22일 코아로직 및 관련업계에 따르면, 코아로직은 지난 2분기 87억원의 매출과 1억3000만원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분기(41억원) 대비 두배 가까이 늘었다. 영업이익은 2008년 3분기 흑자를 낸 이후 11분기 만에 다시 흑자로 반전됐다. 코아로직은 성장세를 이어나가 하반기에는 상반기 두 배 이상 매출 증가를 기록하겠다는 계획이다. 매출도 삼성, LG 등이 아니라 중국 등으로 다변화했다. 이 회사는 올해 매출 30% 가량을 중국에서 벌어들이고 향후에는 50%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코아로직은 주력 분야를 완전히 버리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 재기의 계기를 마련했다. 지난 1998년에 설립된 이 회사는 휴대폰용 카메라신호 처리 반도체로 급성장했다. 지난 2006년에는 연간매출 1902억원을 달성해 국내 최대 팹리스 자리에 올랐다. 하지만 영광은 잠시였고 추락하는 건 날개가 없었다. 경쟁이 치열해지고 베이스밴드 칩이 카메라신호처리 기능을 흡수하면서 설 자리를 잃어갔다.
2007년의 매출은 전년에 비해 37% 가량 줄어든 1190억원에 머물렀다. 영업이익도 전년 303억원의 10분의 1에 불과한 30억원으로 급감했다. 급기야 2007년 말 창업주였던 황기수 사장은 자신의 지분을 STS반도체통신에 매각했다.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생각과 달리 매출과 영업이익은 계속 악화됐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36억원에 그쳤다.
코아로직 매출과 영업이익이 반등한 것은 코아로직이 지속적으로 추진해온 컨슈머용 반도체사업이 어느정도 성과를 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코아로직은 성장 원동력이었던 휴대폰 분야에서는 더 이상 희망이 없다고 판단하고 주력분야를 컨슈머용 반도체로 전환했다. 그 결과물이 지난해부터 나오기 시작하면서 다시 성장궤도로 올라섰다.
코아로직은 모바일TV와 내비게이션, 블랙박스에 들어가는 멀티미디어프로세서로 승부하고 있다. 중저가형 스마트패드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로 적합한 제품까지 내놓았다. 중국에 있는 영업 조직도 재정비했다. 중국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기존에는 휴대폰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상하이에 법인을 두고 선전에 사무소를 두었다. 이를 통합해 선전에 법인으로 통합했다. 올 초 법인장도 새로 채용했다. 최근 매출이 늘고 개발이 활기를 띄면서 다시 직원을 채용하기 시작했다.
김한기 코아로직 부사장은 “2009년부터 주력을 바꾸면서 한꺼번에 많은 제품 개발에 뛰어들다 보니 한동안 매출이 줄었다”며 “이제 자리를 잡아가면서 매출이 꾸준히 늘 것”이라고 말했다.
<코아로직 매출 추이> 단위 억 원 출처 : 전자공시시스템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