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역사상 가장 `재앙`이었던 10대 인수합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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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IT업계 인수합병(M&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미국 비즈니스인사이더는 IT 역사상 가장 ‘재앙’이었던 M&A 10선을 소개했다. 유망한 기업으로 판단해 인수했지만 결국 돈 먹는 하마가 됐거나 처지 곤란한 미운 오리 새끼가 된 경우가 허다하다.

 최악은 아메리칸온라인(AOL)이 타임워너를 인수한 일이다. AOL은 닷컴버블 절정에 이르던 지난 2000년 타임워너를 무려 1820억달러나 주고 샀다. 9년 후 타임워너 시가총액은 불과 360억달러. 1460억달러가 허공으로 날아간 셈이다. 당시 타임워너와 분리된 AOL의 시총은 더 보잘 것 없는 25억달러였다.

 지난 2000년 스페인 통신회사 테라는 미국 인터넷 검색 사이트 라이코스를 인수했다. 4년 뒤 닷컴버블이 꺼지고 테라가 한국 다음커뮤니케이션즈에 라이코스를 넘기며 손에 쥔 돈은 9540만달러. 테라는 최초 인수가에서 116억달러나 손해를 봤다.

 미국 이동통신 1위 사업자인 AT&T는 욕심을 냈다. 1991년 컴퓨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컴퓨터 제조사였던 NCR를 시장 가격의 두 배가 넘는 74억달러를 주고 인수한 것. 이들은 상이한 기업문화로 자주 문제를 일으켰고 타깃 고객 또한 달랐다. 결국 2년 뒤 밥 앨런 회장은 ‘AT&T가 큰 실수를 저질렀다’며 컴퓨터 산업에서 발을 빼기에 이른다.

 AT&T가 M&A에서 저지른 실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 업체는 1999년과 2000년에 걸쳐 미국 케이블 업체 1, 2위인 미디어원과 TCI를 1000억달러 이상을 들여 인수했는데 이후 닷컴산업 거품이 꺼지면서 기업 가치가 급속도로 하락하는 쓴맛을 보게 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2007년 온라인 광고업체인 아콴티브를 인수하면서 60억달러를 냈다. MS는 당시 구글이 온라인 광고업체인 더블클릭을 인수한 데 자극을 받은 것. 하지만 인수 후 MS와 아콴티브는 사무실도 합치지 못했다. 프로젝트 역시 단 한 번도 같이 진행한 적이 없다. 아콴티브 중역들은 2년 만에 모두 회사를 나갔다.

 시스코 실패사례도 빠지지 않는다. 지난해 자사 주력 사업인 라우터와 스위치 사업이 정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비디오카메라 등 소비자 부문에 진출하려고 무리하게 M&A를 진행했다. 플립형 비디오카메라 업체인 퓨어디지털을 사들이는 데 5억달러를 써버렸다. 시스코는 지난 4월 플립형 카메라 사업 철수를 선언하고 총 550명을 해고했다.

 야후는 1999년 1세대 SNS 사이트 지오시티스를 40억달러에 인수했다. 닷컴붐이 일던 당시엔 지오시티스 사용자는 2000만명에 달하고 수익도 약 35억7000만달러에 육박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등장한 페이스북, 트위터 등에 밀려 지난 2009년 완전히 문을 닫았다.

 온라인 경매업체인 이베이는 지난 2005년 스카이프를 26억달러에 인수했다. 인터넷 전화업체인 스카이프가 온라인 거래 플랫폼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4년 후 19억달러에 매각했다.

 야후는 2006년 온라인 미디어 회사 브로드캐스트닷컴을 50억달러에 샀다. 하지만 야후는 브로드캐스트닷컴과 시너지가 없다는 판단 하에 사업부를 철수했다.

 최근 PC사업 분사를 선언한 HP는 지난해 4월 PDA 시장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팜을 12억달러에 인수했다. 팜이 보유한 웹OS 기반으로 만든 스마트패드와 스마트폰은 대대적인 마케팅 노력에도 불구하고 처참한 실패를 맛봐야 했다. HP는 분사를 통해 PC, 노트북, 스마트패드, 스마트폰 사업을 모두 정리할 계획이다.

 

 <표> IT 역사상 최악의 인수합병 10건

 

 <단위: 억달러 이하 단위 생략 >

허정윤기자 jyhu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