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전 세계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인수합병(M&A)은 모바일, 소셜, 클라우드가 주도했다.
컨설팅기업인 언스트앤영이 올 초 발표한 ‘전 세계 기술 M&A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ICT 분야에서 2658건의 M&A가 이뤄져 전년 대비 41% 증가했다.
특히 스마트 이동성, 소셜 네트워킹, 클라우드컴퓨팅 3대 소프트웨어 기술 트렌드가 글로벌 경제에 영향을 미치면서 M&A를 주도했다.
이 중심에 구글이 있었다. 구글은 지난해 가장 많은 28개 기업을 인수했다. 소셜네트워킹, 전자상거래, 문서협업, 모바일 비디오, 게임, 결제 관련 기술을 확보했다. 페이스북 역시 10개 기업을 인수해 메시징, 사진 공유 등 기술을 얻었다.
하지만 국내 기업은 전 세계적인 SW 기술 M&A 바람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글로벌 기업보다 현금 보유량이 적을 뿐만 아니라 기술 확보를 위해 M&A보다 연구개발(R&D)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하드웨어 중심 제조기업은 SW 기술 확보의 세계적인 조류에 동참하지 못했다.
다수 글로벌 기술 기업이 성숙단계에 접어들어 젊고 성장성 있는 기업 인수를 통한 성장을 갈구하지만 국내 기업은 자체 개발에 아직도 목메는 문화다. M&A에 부정적인 인식도 주요인이다. 국내 기업은 기술 확보를 위한 M&A보다는 부실해진 기업을 헐값에 인수하는데 익숙하다.
여기에 전문경영인이 장기 비전을 바탕에 둔 결정을 할 수 없는 오너십 부재도 한몫했다. 최근 이건희 삼성 회장을 비롯해 LG전자도 오너 경영에 나서고 있어 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M&A가 활성화될 가능성은 커졌다.
김인순기자 ins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