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이 휴대폰 사업에 직접 뛰어들면서 이른바 ‘네이버폰’ ‘다음폰’ 등 국내 포털업체의 모바일 전략에 최적화된 휴대폰이 등장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구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었던 삼성전자·LG전자 등 제조사가 국내 포털업체와 전략적 동거를 선택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의 모토로라 인수로 국내 휴대폰 제조사와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등 운용체계(OS) 보유기업 간 역학관계에 적지 않은 변화가 예상된다.
특히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에 구글을 신고해 놓고 있는 포털 진영은 점차적으로 안드로이드 집중현상이 해소되면서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를 하고 있다.
김지현 다음커뮤니케이션 본부장은 “통신사 및 제조사와는 (휴대폰 검색엔진과 관련해) 협의 시작 전 단계에 있다”고 말했다.
◇포털업계, 약인가, 독인가(?)=구글코리아는 17일 모토로라 인수 후에도 개방형 플랫폼 운영원칙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정김경숙 구글코리아 상무는 “안드로이드는 계속적으로 오픈소스 원칙으로 운영될 것이며 모토로라에 특혜를 주는 것 없이 이전과 동일하게 오픈비딩이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포털업계는 주판알 굴리기에 분주하다. 일각에서는 구글의 모바일 지배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으나 구글과 국내 휴대폰 제조사 간 공고한 연대가 약화되면서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구글 영향력 확대를 주장하는 쪽은 G메일 등 구글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떠나지 못하게 하는 잠금(Lock-in)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분석한다.
인터넷 업계 관계자는 “구글이 모토로라와 합작해 안드로이드폰을 만든다면 구글 모바일 검색 시장점유율은 지금보다 더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현재 국내에서 구글 모바일 검색시장 점유율은 14.7%로 3위를 기록 중이다.
◇네이버폰 나오나(?)=지금 시중에서 판매 중인 안드로이드 휴대폰은 구글 검색엔진을 기본으로 채택하고 있다. 네이버와 다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안드로이드마켓에서 앱을 내려 받아 설치해야 사용 가능하다.
하지만 앞으로 국내용으로 출시되는 단말기 라인업 중 국내 포털 앱을 기본으로 설정한 네이버폰과 다음폰 제작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 관계자는 “휴대폰 기업이 앞으로 안드로이드 OS 채택 비중을 낮춘다면 구글 눈치를 상대적으로 덜 보게 될”것이라며 “적어도 국내향 폰 중에서는 네이버폰이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물론 시장성이 관건이다. 한종호 NHN 이사는 “네이버에 가장 최적화 된 폰이라야 네이버폰이라고 볼 수 있다”면서 “최소한 몇 십만대 이상 판매될 수 있는지가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네이버와 다음은 올해 초 공정거래위원회에 구글이 안드로이드폰에 네이버와 다음 앱을 기본으로 탑재 못하도록 방해했다는 이유를 들어 조사 신고를 냈다.
<표>국내 모바일 검색 점유율 현황<단위:%>
<자료:메트릭스, 2011년 5월 말 기준>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