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의 모토로라 인수에 맞서기 위해 애플이 외부 특허 구매에 초강수를 둘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16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 분석가들은 애플이 노키아나 RIM 등 유사 특허 보유 업체에 접근해 특허를 구매한 후 자사의 강력한 특허 포트폴리오와 통합, 공격과 방어를 둘 다 구사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글이 모토로라 모빌리티를 인수하면서 스마트폰 운용체계(OS)와 하드웨어가 긴밀하게 통합된 스마트 단말기 제조에 한 걸음 더 다가선 것으로 평가된다. 또한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보유한 1만7000여개의 특허로 애플과의 특허 침해 소송에 맞불을 놓을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다.
제프리&코의 애널리스트인 피터 마이세크에 따르면 모토로라가 갖고 있는 3G 및 4G 핵심 특허는 약 500개로, 구글이 125억달러를 인수 금액으로 제시한 점을 감안하면 특허 건당 2000만달러를 지불하는 셈이다.
하지만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은 “현재 애플이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해 자사 특허를 침해했다고 소송을 제기한 특허는 멀티터치 기술과 사용자 인터페이스가 주를 이룬다”며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보유한 무선 기반 기술과는 큰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의 잠재적 특허 침해 분쟁에서는 방패막이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때문에 애플 역시 현재 최고 매물로 떠오른 인터디지털은 물론, 모토로라와 유사한 특허를 갖고 있는 노키아, RIM의 특허 인수로 맞불을 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제프리&코의 애널리스트인 피터 마이세크는 “애플은 노키아, RIM과 같은 경쟁사로부터 특허를 인수해 역공에 나설 것”이라며 “특허 괴물인 인터디지털에 대해서도 집착할 것”이라고 투자자 보고서에 썼다.
이 세 업체는 애플의 특허 포트폴리오 완성도와 향후 특허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절대적으로 필요한 업체라는 설명이다. 특히 애플은 2분기 결산 후 비축되어 있는 현금화 자산이 미 연방정부의 운영현금보다 많은 762억달러여서 특허 인수에 사용할 현금은 대단히 풍족하다.
애플은 이미 노키아와 상호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고 상당한 금액의 로열티를 지급하기로 되어 있다. 피터 마이세크 애널리스트는 “노키아가 보유한 핵심 4G 무선 기술 특허는 최소 50개, 3G 기술 특허는 100개를 넘을 것”으로 설명했다.
RIM 또한 인터디지털과 함께 특허 포트폴리오를 개발하는 데 지금까지 50억달러를 들였으며 애플의 잠재적 특허 인수 리스트에 들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인터디지털의 경우 현재 애플이 가장 눈독을 들이고 있는 특허 보유 업체다. 인터디지털은 정보 전송 기술을 포함해 약 1300개의 휴대폰 관련 특허를 가지고 있으며 애플과 구글이 눈독 들이면서 인터디지털의 몸값이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구글이 모토로라 인수에 125억달러를 사용하기로 결정했기 때문에 인터디지털 특허 인수에는 참가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박현선기자 hspark@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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