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독일 뒤셀도르프 법원에 판매금지 가처분 조치 자료로 내 놓은 공문서에 이미지 편집 소프트웨어로 조작한 흔적이 발견돼 파문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이미지 뿐만 아니라 아예 유럽에서 판매하지도 않는 모델을 소송 자료로 사용한 것으로 밝혀 논란이 식지 않고 있다. 논란을 의식한 듯 독일 법원은 이례적으로 삼성전자 갤럭시탭 10.1의 유럽 판매를 금지한다는 기존 가처분 결정을 번복하고, 독일 지역으로 한정하기로 했다.
16일 해외 언론들의 보도에 따르면, 애플이 뒤셀도르프와 네델란드 법원에 제출한 갤럭시 탭 10.1 실사 자료를 이미지 편집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아이패드와 비슷한 느낌을 주도록 크기를 조절하거나, 제품의 베젤 두께, 아이콘 배치 및 크기 등을 조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애플이 제출한 자료에는 삼성 로고가 없는 갤럭시탭 10.1인데, 이는 비유럽판 모델로, 유럽에 판매되고 있는 제품이 아니다. 유럽에 판매도 되지 않는 모델을 대상으로 유럽 법원에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실제로 아마존 영국 등 주요 웹사이트에서 판매가 예정된 제품들은 모두 삼성 로고가 박힌 것들이다. 또한 애플은 삼성이 제작한 터치위즈 UX 설치화면을 홈 갈무리 화면으로 사용하지 않고, 앱 드로어(app drawer) 화면을 사용해 두 기기가 유사성이 있다는 점을 의도적으로 강조했다.
이같은 논란을 의식한 듯 독일 법원은 애플의 가처분신청에 대한 삼성의 이의신청을 1차로 받아 들였다. 뒤셀도르프 지방법원의 대변인인 페테르 슈워츠는 “독일 법원이 삼성전자에 대해 그토록 광범위한 사법권한이 있는가 의심의 여지가 있기 때문에 재판부는 판금 가처분에 대한 강제성을 제한하기로 결정했다(The judges decided to limit the enforceability for now because there are doubts whether a German court has so a wide a jurisdiction over a company based in Korea)”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갤럭시탭 10.1은 다시 판매가 가능하게 됐다. 특히 사실상 유럽 수출길이 막혔던 갤럭시탭의 활로가 어느 정도 트인 셈인데다, 앞으로 내려질 양측간 소송전에 일정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다만 네덜란드에서는 삼성전자와 애플간 별도의 갤럭시탭 판매 중지 소송이 진행중이어서 관련 결정에서 빠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번 결정으로 현재 소송을 진행중인 네덜란드와 독일을 제외한 유럽 지역에선 갤럭시탭 10.1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며 "초반에 애플이 무리수를 둬 왔다면, 이제는 우리에게 유리하게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오는 25일 재심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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