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소재보다 대량 생산이 쉽고 성능도 월등한 리튬 2차전지(축전지) 전극 소재를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조재필 울산과학기술대학교(UNIST) 교수 연구팀과 LG화학기술연구원 배터리연구소가 함께 새로운 방식으로 나노튜브를 만들어 리튬 이온 이차전지 전극 소재로 사용한 결과, 불과 2분 안에 완전 충전 또는 방전이 가능했다고 15일 밝혔다.
나노튜브는 관의 지름이 수 나노미터에 불과한 ‘빨대’ 모양의 원자 구조체다.
연구진은 게르마늄(Ge) 나노선(단면 지름이 수㎚인 선) 표면에 안티모니(Sb) 나노입자를 덧씌우고 700℃ 고온에서 열처리하는 방식으로 나노선의 중심부에 200nm 지름의 나노튜브를 만들었다. 이 나노튜브를 전극으로 사용한 리튬 이온 2차전지는 2분 내 충·방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400 사이클(1회 충전·방전) 후에도 전지용량을 98% 이상 유지했다. 이 같은 유지율은 이미 상용화한 전지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또 전극의 리튬 저장 능력도 기존 실리콘 나노튜브의 3배를 웃돌았다.
연구진이 개발한 나노튜브는 제작 공정 측면에서도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기존 실리콘 나노튜브의 경우 일반적으로 주형(본뜨기) 작업과 화학적 부식을 통해 만드는데, 수율이 낮고 대량 합성이 불가능하다는 문제가 있다. 반면 이 게르마늄 나노선을 이용한 나노튜브는 상대적으로 합성이 쉽고 수율도 높다는 게 연구진의 주장이다.
조재필 교수는 “리튬 이차전지의 세계시장 규모는 올해 약 200억달러를 넘어서고, 이 가운데 전극 소재 시장만 8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며 “국제특허 출원도 이미 마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연구성과는 응용화학분야 세계적 권위지인 ‘앙게반테 케미(Angew. Chem. Int. Ed.)’ 온라인판에 ‘VIP 논문’으로 16일 실렸다. 연구진에 따르면 이 저널에 실리는 논문들 가운데 VIP 논문에 선정되는 경우는 5% 미만이다.
윤건일 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