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유럽연합(EU)과 FTA를 추진하면서 지방정부 정책결정권을 상당부분 침해해 국제분쟁이 우려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미 FTA처럼 비합치 조치를 포괄적으로 유보하기 위한 재협상을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12일 성남시는 최근 경기도가 각 시·군에 공문을 보내 한-EU FTA 협정문과 합치되지 않은 조례개정과 유사조례 개정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공문에는 EU·미국 등과의 FTA 협정에 합치되지 않는 조례를 조사·개정해 국제분쟁에 휘말릴 가능성을 예방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성남시 측은 이번 조사는 상당수 지방정부 조례 효력이 정지되는 사태에 처하게 돼 국제분쟁 등 지방행정 혼란이 예고되는데 따른 것이라고 전했다.
한-미 FTA는 지방정부의 내국민대우와 시장접근제한금지 등 비합치 조치에 대해 포괄적으로 유보하고 있다. 하지만 한-EU FTA 협정은 비합치 조치의 효력을 인정하지 않은 채 지난 7월 1일 발효됐다. 지방정부로서는 조례를 개정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는 결국 EU에 의해 정책결정권이 제약을 받게 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성남시는 지난 5월 한-EU FTA 국회비준 시 지방정부의 경제산업정책 결정권에 제약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표명했음에도 ‘영향이 없다’는 주장만 되풀이하던 외교통상부의 부실협상이 입증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무조건적인 조례개정을 요구하기 보다는 상호주의를 적용해 포괄적인 유보를 추진하는 추가협상을 해야 한다”며 “지방정부가 27개 EU 회원국과 개별 대응하는 것은 불가능하니 정부가 지금이라도 적극적으로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 시장은 특히 “한-중 FTA에 대비해서는 충분한 사전조사를 선행해야 한다”며 “중앙과 지방정부간 정책협의회 구성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김순기기자 soonkkim@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