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차세대 프로젝트인 BIT(Business &Information system Transformation). 이 프로젝트를 바라보는 박진수 한국테라데이타 대표의 시선은 애틋하다. 주요 과제 중 하나인 전사데이터웨어하우스(EDW) 부분에 테라데이타의 EDW 솔루션이 공급됐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최종 사업자 선정을 통보받았을 때 김 대표의 마음엔 만감이 교차했다. 한국테라데이타 역사상 단일 실적으로 최대 성과를 거뒀기 때문만은 아니다. 이번 사업 수주를 위해 오랜 기간 전 직원이 함께 해왔던 노력들이 주마등처럼 뇌리를 스쳤다.
KT EDW 프로젝트는 투입되는 시스템의 규모도 크지만 ‘탈 금융권’을 표방하는 한국테라데이타로서는 놓칠 수 없는 사업이었다. 이 사업을 통해 통신과 제조 분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합병 전 KT는 IBM 솔루션을, KTF는 오라클 솔루션을 사용했기에 한국테라데이타에 매우 불리한 상황이었다. 박 대표를 비롯한 한국테라데이타 직원들은 1년여 전부터 이번 사업에 많은 공을 들였다. 회사 차원에서 많은 투자를 했고 본사에서 통신과 아키텍처 전문가들이 수시로 방한해 힘을 보탰다.
김 대표는 “가장 먼저 안도의 한숨이 나왔다”고 수주 당시를 회상했다. 만일 수주에 실패했더라면 개인이나 회사 차원에서 적잖은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제안 설명회가 올 1월 3일에 있어 크리스마스나 연말연시도 없이 일에만 매달렸던 직원들에게 박 대표는 다시금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이번 사업 수주는 그동안 한국테라데이타에서 거둬 왔던 여러 성과에 더해져 그가 대표로 승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25년간 영업 및 마케팅 전문가로 일해 왔던 그가 이제 그만의 비즈니스 전략을 펼칠 수 있는 날개를 단 것이다.
박 대표의 대표 승진은 2007년 한국테라데이타가 NCR로부터 분사한 이후 내부 승진으로 대표가 된 첫 사례다. 그가 테라데이타에 합류한 지 3년 만에 이룬 결과다.
박 대표의 목표는 본사에 뒤지지 않는 한국지사를 만드는 것이다. 테라데이타는 글로벌 3000대 기업 중 이베이를 포함한 1000여개 기업에 EDW 솔루션을 공급하는 등 30년 이상 이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둬왔다. 하지만 이런 성과에 비해 국내에서는 실적이 저조했던 것이 사실이다. 2000년대 초반 이후 눈에 띌 만한 성장세를 이어나가지 못했다.
박 대표는 “한국테라데이타는 2008년 이후 기업 규모와 사업 분야별로 특화된 제품을 앞세워 점차 고객군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 빅데이터가 화두가 되고 있다는 점은 한국테라데이타에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작지만 탄탄한 회사로 만드는 게 목표라는 박 대표는 “지난해 40% 가까운 성장을 이뤘기 때문에 올해는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