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시즌이 끝나고 광복절 연휴를 맞았다. 들떴던 마음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여유를 즐기는 것도 괜찮겠다. 광복절 연휴에는 일제 치하에서 독립운동을 했던 우리 선조의 삶을 되돌아보는 것도 뜻 깊은 일이다.
방송사들도 연휴에 맞춰 광복절 특집 프로그램을 편성했다.
SBS는 12일(금) 오후 2시10분부터 김좌진 장군의 일대기를 다룬 다큐드라마를 방영한다. ‘다큐드라마 북만벌, 칼을 가는 나그네-백야 김좌진 장군’에서 그의 독립운동사가 펼쳐진다. 이날 밤 11시 5분부터는 MBC의 ‘8·15특집 오모니(母)’를 볼 수 있다. 재일동포 2세로 일본에서 살아온 강상중 도쿄대 교수가 지난해 쓴 베스트셀러 ‘오모니’가 모티프가 됐다. 재일교포 1세 어머니와 그 아들의 이야기를 조명했다. 강제 징용 등으로 일본으로 건너갔던 동포들의 힘겨운 삶을 볼 수 있다.
13일(토) 밤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극우 점조직 ‘일본회의’를 추적한다. 일본의 지하 조직인 일본회의는 일 정치권의 막후 실력자로 지목받고 있다. 일본 자민당 의원들의 한국 방문 시도 뒤에는 이 조직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회의는 전국에 사무소를 두고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과거사, 야스쿠니신사 참배, 독도 문제에서 망언을 쏟아내는 보수 정치인들은 이 같은 조직된 힘에 기대고 있는 것.
광복절 하루 전날인 14일(일)에는 다수의 광복절 특집 프로그램이 편성됐다. SBS에서 아침 7시 10분부터 방송될 윤봉길 의사에 대한 다큐멘터리가 눈에 띈다. ‘특선다큐 일본이 찍은 체포사진 속 인물 그는 윤봉길인가?’에서 볼 수 있다. 일본이 발표한 윤봉길 의사의 사진 속 인물이 본인이 아니라는 의혹이 일고 있다. 사진 속 인물에 대한 진실를 파헤친다.
한국과 일본은 어쨌든 바로 옆에 붙은 이웃나라. 최근 교류가 더욱 잦아졌다. KBS 2TV ‘다큐멘터리 3일’에서는 ‘신오쿠보의 친구들-동경 한류타운’을 찾아간다. 일본에서 불고 있는 한류 바람을 담았다. 한류 바람에 대한 저항도 있다. 지난 7일에는 도쿄 후지텔레비전 앞 공원에서 반(反)한류 시위가 벌어졌다. 아픈 역사는 여전히 양국 국민들의 마음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EBS는 15일(월)부터 나흘간 밤 9시 50분에 광복절 특집 다큐멘터리를 내보낸다. 광복절 당일 방송되는 ‘대륙에 떨친 우리의 민족혼’은 항일독립투사들의 흔적을 뒤 쫓는다. 김좌진 장군의 외손자 송일국씨가 내레이션을 맡았다. 이튿날부터는 ‘침몰선, 잠든 역사를 깨우다’ ‘히로시마 2부작’이 이어진다.
오은지기자 onz@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