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덴서 전문기업 성호전자가 국내 사업장 제조부문을 크게 축소하는 대신 중국법인의 핵심 부문을 대폭 강화한다.
전방 시장 침체에 따른 콘덴서 및 파워모듈(PSU) 부문의 성장세 하락을 상쇄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국내 사업장 구조조정 및 인력의 재배치 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성호전자(대표 박현남·박환우)는 최근 업계 불황에 따른 긴급 경영진단을 실시하고, 국내 제조 비중을 현재 20% 수준에서 내년 5%로 축소하는 방안을 결정했다.
국내 사업장은 신사업을 위한 연구개발과 샘플용 제품 제조 등 제한된 역할만 담당하고 대신 중국 웨이하이와 주하이 법인이 콘덴서 및 파워모듈 제조 대부분을 책임지게 된다. 중국 법인의 연구개발·구매·영업 등 핵심 부문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조달 및 장비 제조 등 본사가 전담했던 대부분 업무도 이관된다.
중국 법인 관리 부문이 대폭 확대됨에 따라 중간 관리자 채용도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성호전자는 중간 관리자 양성을 위해 지난해 국내 중국 유학생 채용을 실시한 바 있다. 하반기 사업 전략이 수정됨에 따라 국내 인력의 중국 전출, 중국 유학생 채용은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성호전자는 중국 법인 확대로 중국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대만·인도·유럽 등 신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TV용 파워모듈 등 신규사업은 전방시장의 침체로 당분간 유보하기로 했다. 반면 태양광 및 풍력 발전용 AC 컨버터, 장비 사업 등은 계획대로 추진하기로 했다.
성호전자의 갑작스러운 사업전략 변경은 TV시장 침체가 배경이다. 프린터·LED조명 등 파워모듈 부문은 다소 선방하고 있지만, TV시장 침체로 필름콘덴서 등 주력 사업 매출 하락이 뚜렷해지고 있다.
올해 초 성호전자는 국내 1800억원, 중국 법인 700억원 매출을 목표로 정했다. 그러나 상반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치면서 올해 매출 목표는 대폭 하향 조정됐다.
박환우 성호전자 사장은 “단순한 생산기지로서 중국 법인의 활용도는 떨어지는 반면, 내수 시장에서의 기회는 커지고 있다”면서 “중국 법인을 자생할 수 있도록 육성해 자체적으로 투자를 받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