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리실리콘 가격 폭락에 대해 정작 생산업체들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있다.
7일 태양광 폴리실리콘업계에 따르면 톤당 80달러에 이르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6개월 만에 52달러까지 떨어졌다. 과거만큼 폭리를 취할 수는 없어도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는 40달러를 위협하는 수준은 아니다.
태양광 밸류체인에서 태양광모듈이나 태양전지 부문의 업체들이 폐업이나 인수합병을 고려해야 할 정도로 심각한 위기에 빠진 것이 비하면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은 생산업체들에게 ‘미풍’ 수준이다.
국제 폴리실리콘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헴록·바커·OCI·GCL 등 주요 업체의 톤당 생산원가는 25~35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이들 중 폴리실리콘 공장 건설비용 감가상각 기간을 20년 이상으로 길게 잡은 업체와 10년 이내로 짧게 잡고 있는 업체가 있기 때문에 대략 톤당 30달러 정도가 메이저 업체들의 평균 생산원가다.
따라서 아무리 폴리실리콘 가격이 떨어졌다고 하지만 현재의 톤당 52달러라는 가격은 다른 어떤 산업과 비교해도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는 수준이다.
실제로 태양광산업의 불황기로 불린 지난 2분기 OCI 실적에서 38%라는 이익률은 거의 폴리실리콘에서 기인한다. 폴리실리콘만 따로 보면 이익률이 50%에 달한다.
OCI의 한 관계자는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 여파로 3분기에는 2분기보다 이익률이 좀 더 내려갈 것 같지만 여전히 폴리실리콘은 이익이 많이 남는 품목”이라고 밝혔다.
무엇보다 웅진폴리실리콘과 한국실리콘 등 아직 생산량이 적은 국내업체 역시 나인-나인급 이상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생산한다는 경쟁력 덕에 공급과잉 속에서도 재고 걱정이 없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5000톤의 폴리실리콘 초과공급을 기록했지만 고순도 폴리실리콘의 경우 공급이 4만7000톤 부족했다고 분석했다. 올해는 2만6000톤, 2012년과 2013년에도 각각 1만2000톤과 2만4000톤의 고순도 폴리실리콘 공급부족을 전망했다.
중국·유럽·미국 등 수요가 살아나면서 주문 문의도 늘어나고 있어 고순도 폴리실리콘을 공급하는 업체 중심으로 다시 가격이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폴리실리콘업체 한 관계자는 “태양전지 업체들이 재고 때문에 공장 가동률을 낮춰서 일시적으로 폴리실리콘의 수요가 줄고 가격이 내려간 것”이라며 “최근 다시 수요가 늘어나면서 가격도 안정화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함봉균기자 hbkon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