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에서 잉태해 이명박정부가 키운 ‘인터넷 게시판 본인확인제’가 새삼 논쟁거리가 됐다. 잇따른 개인 정보 유출 사건과 맞물려 외국에서는 드문 본인 확인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 증폭됐기 때문이다.
대개 ‘실명제’로 인식하는 본인확인제는 하루에 10만명 이상 다녀가는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로 하여금 ‘게시판 이용자의 본인 확인 방법과 절차’를 마련한 조치다. 2007년 7월 이 제도를 처음 시행할 때에는 하루 평균 이용자 30만명 이상인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사업자와 20만명 이상인 인터넷 언론에만 적용했다. 현 정부가 ‘10만명 이상 모든 사업자’로 확대했다.
자살까지 유발하는 익명성에 기댄 악성 인터넷 댓글(악플)을 줄이자는 취지다. 정책 입안자들은 ‘이용자의 책임의식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했다.
정말 이렇게 됐을까. 제도 도입 초기에는 인터넷 기사 댓글 수가 주는가 싶더니 어느 순간 다시 늘어났다. 악성 댓글은 그다지 줄지 않았다. 연예인부터 정치인까지 악담과 막말은 계속됐다. 도를 넘는 인터넷 마녀사냥은 여전했다. 추적을 피하는 수법만 늘었다. 최근 폭우 사태와 같이 사회적 파장이 큰 사건 기사에 달린 댓글은 거의 악담 수준이다. 일일이 추적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본인확인제가 악성 댓글을 줄이는 데 별 효과가 없었다는 방증이다.
악플을 올려봐야 되레 비난을 받는 문화 정착이 실질적이다. 최근 댓글 문화에 이런 자정 움직임이 있다. 인터넷사업자가 악플이 예상되는 기사의 댓글을 일부 제한하는 자율 조치도 있다.
악플을 막겠다고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나섰다. 하지만 사법 심사에 앞선 정부기관의 자의적인 판단과 이로 인한 표현의 자유 침해, 정치적 편향성 논란을 부른다. 이래저래 일률적인 본인확인제가 정말 필요한지 고민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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