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타치와 미쓰비시중공업이 통합, 2013년 봄 새로운 회사를 만든다. 양사의 통합 협상이 예정대로 이뤄지면 에너지와 IT 기반 인프라 산업에서 매출 160조원 규모의 세계적 기업이 탄생한다. 한국 최대 중공업 업체인 현대중공업 매출(약 22조)의 8배에 해당하는 규모다.
니혼게이자이는 4일 히타치와 미쓰비시중공업의 합병 소식을 보도했다.
히타치는 정보통신에서 전력 장비, 전자부품 등의 사업을 영위하는 일본 대표 종합 전기전자 업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창업 120년이 넘은 발전 및 방위 산업의 명가다. 양사가 합병하면 매출 12조엔(약 160조원)의 거대기업이 만들어진다. 이는 일본에서 도요타자동차에 이은 제조업 매출 2위 수준에 해당한다.
양사는 합병 이후 IT 기반의 인프라 사업에 집중할 방침이다. 대표적 사례는 스마트시티다. 히타치는 전력 사업과 IT 시스템을 모두 다루는 세계 유일 업체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원자력과 화력 등 발전 관련 기기를 폭넓게 갖췄다.
양사가 힘을 합치면 에너지와 교통 등 스마트시티 건설에 필수적인 인프라 기술을 모두 갖춘다. 서로의 장점을 잃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내면 미국 제너럴일렉트릭이나 독일 지멘스 못지않은 세계적 인프라 산업의 강자로 부상할 전망이다.
니혼게이자이는 양사 합병의 배경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변화한 경영 환경에서 찾았다. 메이지 시대부터 사회 인프라 구축 역군이라는 자부심을 지켜 온 양사는 원자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았지만 원전 사고로 앞날이 불투명해졌다.
인프라 산업에서 한국이나 프랑스의 추격도 합병을 부채질했다고 이 신문은 분석했다. 민관 협력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후발주자의 공세에 신흥 시장의 주도권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했다는 말이다.
양사는 이전에도 협력 성과를 냈다. 지난 2000년 제철 기계 사업을 통합, ‘미쓰비시히타치제철기계’를 설립했다. 이 업체는 제철 기계 부문 세계 1위 자리에 오를 정도로 급성장했다. 이후 양사 경영진은 이사회에서 정기적으로 만나 상호 신뢰를 다져왔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표> 히타치와 미쓰비시중공업 개요
장동준기자 djj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