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통심의위 "지상파TV 제목 불필요한 영어 사용 많아"
지상파 방송사의 TV 프로그램 5편 중 1편꼴로 제목에 불필요한 외래어나·외국어, 로마자와 한자 등이 사용돼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위원회가 5월30일~6월5일 방송된 KBS, MBC, SBS, EBS의 프로그램 358편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제목에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 로마자와 한자 표기를 사용하거나 맞춤법에 어긋난 표기를 사용한 것은 전체의 21.8%에 해당하는 78편에 달했다.
이는 최근 위원회가 유료방송에 대해 전체의 82.1%에서 제목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한 것에 비해서는 낮은 비율이지만, 여전히 적지 않은 프로그램에서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위원회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장르별로 뉴스 프로그램에서 가장 높은 빈도로 부적절한 표현이 제목에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타임`(KBS 스포츠타임), `매거진`(6시 뉴스메거진), `투데이`(MBC 뉴스투데이), `나이트`(SBS 나이트라인) 등의 단어가 불필요하게 사용됐다.
시사·교양 프로그램 중에서도 `매거진`, `스페셜`, `와이드`, `시네마`, `프라임`, `모닝`, `해피` 등의 외국어가 많이 사용됐으며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해피`, `투게더`, `선데이`, `뮤직`, `뱅크` 등의 외국어 사용이 많았다.
이 같은 경향은 어린이들이 즐겨보는 프로그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히어로`, `키즈`, `테일즈`, `로보카` 등 불필요한 외국어·외래어가 사용됐으며 `캐니멀`, `원더펫`, `매지네이션` 등 조어법에도 맞지 않는 국적불명의 어휘가 사용된 경우도 있었다.
일부 프로그램에서는 `뽀뽀뽀 아이조아(좋아)`, `아침 연속극 미쓰(미스) 아줌마), `싸이킥(사이킥) 히어로`, `쁘띠쁘띠`(프티프티)처럼 맞춤법이나 외래어 표기법에 맞지 않은 제목을 사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았다.
보고서는 정규 프로그램만을 조사 대상으로 한정했으나 재방송의 경우 불필요한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조사 기간 방영된 재방송 프로그램은 `스페셜`, `베스트`, `위클리`라는 단어를 붙여 방송됐지만 `재방송`이라는 표현은 사용되지 않았다.
보고서는 "외래어나 외국어를 사용하지 않아도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이 적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며 "제작진이 참신한 우리말 제목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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