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논단]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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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신문이나 뉴스를 보면, 글로벌 TV 시장에 대한 우려 섞인 전망이 종종 눈에 띈다. 미국은 이미 디지털 전환이 대부분 이뤄졌고, 유럽은 경제 위기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됐으며, 성장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가 기대만큼 빠르게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 그 이유다.

 이는 불과 2년 전인 2009년의 모습과 매우 유사해 보인다. 당시 디지털TV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고, 대부분 전문가들이 2008년을 정점으로 시장이 역성장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우려 섞인 전망이 우세했다. 게다가 ‘리먼 브라더스 사태’로 불리는 미국발 경제위기로 소비심리까지 위축돼,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새 TV를 구매하기 보다는 지금 가진 TV를 몇 년 더 쓰겠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TV 업계는 역사상 최악의 위기로 꼽히는 2009년을 오히려 성장을 위한 재도약의 기회로 삼았다. 특히 기존 LCD TV 대비 화질, 디자인, 소비전력에서 완전히 차별화되는 LED TV를 출시해 TV의 질(質)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함으로서 굳게 닫혀 있던 소비자의 마음을 여는데 성공했다. 이처럼 LED TV의 등장은 TV 시장 전체가 다시 한 번 성장할 수 있는 촉매제 역할을 했고, 현재 세계 TV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한다.

 LED TV 사례는 현재 어려움에 직면한 TV 산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한 단초를 제공한다. 즉, 세계 경제가 회복되거나 시장의 소비 심리가 개선되기만을 오매불망 기다리기보다 적극적으로 성장 모멘텀을 찾고, 새로운 수요를 만들어 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특히 TV와 같은 소비재 전자제품의 경우, 소비자에게 기존 제품과 분명한 차이를 느낄 수 있는 ‘혁신성’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경험과 감동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런 이유로 올해 본격적으로 시장을 형성한 스마트TV와 완전히 새로운 신 디스플레이의 등장이 향후 TV 시장을 한 단계 도약시킬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인기를 끄는 스마트TV는 VoD, 웹 콘텐츠, 앱서비스, SNS 등 다양한 서비스를 양방향으로 쉽고 편하게 즐길 수 있으며, 스마트폰·스마트패드(태블릿PC)·PC·캠코더 등 주변 디지털 기기와 매우 쉽게 연결할 수 있다. 기존 TV가 제공하기 어려운 새로운 가치를 소비자에게 제공한다.

 사실, 이미 소비자들은 내가 희망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콘텐츠를, 내가 직접 선택해 소비하려는 변화의 모습들을 보여준다. 미국의 경우, 황금시간인 프라임타임(오후 6~9시)에 온라인 동영상을 소비하는 소비자의 숫자가 크게 늘어났다. 넷플릭스·훌루 등 VoD 서비스 가입자도 빠르게 증가한다. 이 같은 변화에 대응하여 방송사들도 TV 콘텐츠를 인터넷 동영상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향후 2년 안에 전체 TV 방송 콘텐츠의 70%가 온라인을 통해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변화를 고려할 때, 스마트TV는 다양한 콘텐츠를 원하는 시간에 쉽고 편하게 즐기려 하는 소비자의 니즈에 가장 부합하는 기기라 할 수 있다. 또 머지않아 기존 LCD·PDP·LED와 완전히 다른 새로운 디스플레이 기술이 대형, 고화질 TV에 적용될 것이다. 이를 통해 TV산업은 양적, 질적으로 다시 한 번 발전해 나갈 것이다. 이 같은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적용된 TV가 시장에 출시될 때, 소비자들은 LCD TV나 LED TV를 처음 보았을 때보다 더 큰 차이를 발견할 것이고, 더욱 새로운 경험과 감동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TV사업은 방송·콘텐츠·디스플레이의 진화를 바탕으로 소비자에게 새로운 시청 경험을 지속적으로 제공하면서 성장해왔다. 그런 이유로 스마트TV, 신 디스플레이 등 TV산업의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지금, TV 산업은 위기라기보다 오히려 새로운 수요 창출과 성장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다고 확신한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 bkyoon@sams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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