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최대 이동통신사 보다폰이 100달러대 초저가 ‘페이스북 스마트폰’을 출시한다. 상대적으로 구매 능력이 떨어지는 신흥 시장과 청소년을 겨냥한 페이스북의 전략 제품으로 보인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28일 보다폰이 페이스북 기능을 특화한 초저가 스마트폰 ‘555블루’를 출시한다고 보도했다.
알카텔루슨트가 제조한 555블루는 화면 아래 PC와 비슷한 쿼티(qwerty)자판을 갖춰 문자 입력이 편리하다. 페이스북을 의미하는 ‘F’ 버튼을 문자메시지 버튼 옆에 ‘F’ 버튼을 누르면 바로 페이스북에 접속 가능하다.
내달부터 영국과 인도 등 보다폰 서비스 지역에서 선불 고객을 대상으로 판매할 예정이다. 가격은 100달러 안팎이다. 페이스북은 올해 초 영국 휴대폰 제조사 INQ나 HTC와 협력해 페이스북 스마트폰을 출시한 적이 있지만 보다폰처럼 규모 있는 이통사와 직접 제휴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페이스북이 파트너로 보다폰을 선택한 배경은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처럼 보다폰이 진출한 신흥 시장에서 이용자를 늘리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이 목표로 하고 있는 10억 이용자 달성을 위해서는 신흥 시장과 모바일 고객 확보가 필수적이다.
신흥 시장은 유선 인터넷 환경이 좋지 않으며, 무선 인터넷이 대세다. 보다폰은 유럽뿐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20여개국에 진출했다. 조안나 쉴즈 페이스북 이사는 “555블루가 신흥 국가에서 가입자 증가를 견인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싼 가격과 낮은 데이터 요금은 SNS를 많이 쓰는 10대 이용자 확보에도 한몫 할 전망이다. 보다폰은 300명의 페이스북 친구가 있는 이용자가 이 폰을 쓸 때 데이터 이용량이 한 달에 100MB 이하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다폰은 555블루의 성공을 확신했다. 패트릭 초메 보다폰 사업 본부장은 “휴대폰 자체가 페이스북이기 때문에 이용자들은 훨씬 더 페이스북을 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최소 수백만 대 이상 판매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페이스북과 보다폰의 낙관과 달리 전문가들은 호의적이지 않은 분위기다. 중국산 저가 스마트폰이 이미 시장에 많이 나왔으며, 특정 기능만 강조한 휴대폰이 성공할 확률이 낮다는 이유 때문이다.
이수운기자 per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