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도였던 사토 겐이치로 로옴 명예회장이 1954년 저항기 실용신안을 획득하고 동양전구제작소를 창업한 것이 로옴의 모태가 됐다.
1958년 사토 회장은 주식회사 동양전구제작소를 설립하고 1962년에는 저항기를 자동조립할 수 있는 조립기를 직접 제작해 저항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1965년 지금의 품질경영의 시초가 되는 품질관리를 도입했으며, 그 이듬해부터 새로 설립하는 법인에는 저항기(Resistor)의 앞자 R과 저항의 단위 OHM을 결합해 ‘로옴’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1967년에 트랜지스터, 다이오드를 생산하기 시작했으며, 1969년부터 집적회로(IC) 개발을 통해 반도체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2년 후인 1971년에는 일본계기업으로는 최초로 미국 실리콘밸리에 진출하며 IC개발거점을 개설하기도 했다. 1990년대부터 시스템반도체 분야에 투자하기 시작해 지금의 주력제품으로 키워냈다.
품질 제일 주의를 통해 일본 버블 붕괴 이후에도 고성장을 거뒀으며, 교토식경영의 대표주자로 이름을 날렸다. 교토식 경영은 교토에 뿌리를 두고 △외양보다는 실익을 중시하고 △경쟁보다는 상생 △혁신을 통한 수익 극대화 등을 앞세운 10여개의 일본 기업들의 모습을 일컫는 말이다. 일본에서는 물론 국내에서도 교토식 경영을 배우자는 열풍이 불 정도로 이들의 파워는 대단했다.
독특한 경영방식도 잘 알려져 있다.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매년 최고 개발자에게 사장상을 수여하는데, 상금은 무려 1000만엔이다. 이 외에도 사회공헌, 환경경영 등으로도 유명하다.
로옴은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 1972년에는 한국에 첫 해외 생산법인을 설립했으며, 한국 공장은 지금도 일본 외 유일한 모(母)공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로옴의 2010년 매출(2010년 4월~2011년 3월)은 약 3400억엔(약 4조5700억원)이며, 2만1560명의 종업원이 전 세계에서 일하고 있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