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TV프로그램]지리산 두 할머니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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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26일(화) 아침 7시 50분

 전남 구례에서 자동차로 구불구불 이어진 산길을 30분가량 달려가면 추동마을이 나온다. 집이라곤 4채밖에 없는 작은 마을이다. 이 마을 중턱에는 서로 등을 마주하고 맞붙은 집이 있다. 집의 주인은 이상엽(83) 할머니와 최삼엽(75) 할머니다.

 최 할머니는 요즘도 얇은 베개 하나를 끌어안고 형님네 방 문을 두드린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도 천둥번개가 치면 이 할머니를 찾는다. 예전부터 여장부로 통했던 이 할머니는 동서를 위해 옆 자리를 항상 비워두고 있다.

 KBS ‘인간극장’에서는 자매처럼 의지하며 살아가는 두 할머니의 일상을 비춰준다. 동서지간인 이 할머니와 최 할머니는 열일곱과 열아홉 나이에 한 집안으로 시집을 와서 50년 넘는 세월을 함께 해왔다. 남편들이 차례로 떠났고 자식들은 돈을 벌러 타지로 나갔다. 적막한 산골 생활이지만 서로가 있어서 다행이다. 말동무가 있고 기댈 곳이 있다. 그래서 녹차 밭에 차를 따러 갈 때도 미용실에 갈 때도 이 둘은 항상 붙어 다닌다.

 이들의 소원은 생의 마지막을 산에서 맞이하는 것이다. 자식들을 낳고 기른 곳이고 남편이 묻혀 있으며 보듬어 주는 동서가 있는 삶의 터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식들이 모셔가려고 해도 한사코 거절한다. 하지만 누군가 세상을 떠나면 남겨질 한 사람이 걱정스러운 두 사람, 이들은 십대 소녀로 돌아가 손가락을 걸고 무언가를 약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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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지기자 onz@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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