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리 잊혀져 예전으로 돌아갔으면"...테크노마트 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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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크노마트의 진동원인이 집단 뜀뛰기에 따른 공진현상으로 잠정 결론이 났지만 아직도 완전히 의문점과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20일 구의동 강변 테크노마트 매장은 예전처럼 사람들이 북적이려면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해 보인다. 박지호기자 jihopress@etnews.com

 20일 점심시간에 찾아간 강변 테크노마트 정문에는 “건물에 이상이 없다는 결론이 났으니 안심하고 쇼핑하라” “고객을 위해 주차장을 무료로 개방한다”는 현수막이 연이어 걸려 있어 방문객을 유혹하고 있었다. 실제 1층 의류 매장에는 손님들이 제법 있었다. 식사를 하러 올라간 9층 전문식당가에도 빈자리가 많지 않았다.

 그러나 거기까지였다. 19일 건물 진동 원인이 피트니스센터 단체 운동 때문이라는 공식 발표가 났지만 일명 ‘테크노마트 진동 사태’ 피해는 계속되고 있었다. 나머지 층을 돌아보니 여전히 통로가 너무 넓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손님이 없었다.

 권오룡 테크노마트 총상우회 사무국장은 “1100개 매장 손님의 60% 정도가 줄었다”면서 “하루 10억원 정도인 평균 매출이 5억원 이하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컴퓨터 조립판매업을 하고 있는 테라시스템 이의석 실장은 “4층 애플 서비스센터는 평소 1시간 반은 기다려야 AS를 받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30분이면 해결될 정도”라고 말했다. 매장에서 만난 퀵서비스맨 원상우(43)씨도 “사고 발생 후 처음 일주일간은 퀵 손님이 3분의 1로 줄었다. 지금은 나아졌다고 하지만 여전히 평소의 절반 수준”이라며 울상을 지었다. 휴대전화 판매점인 파워통신 이경세 대표 역시 “2~3일 전부터 겨우 사람이 조금 다니는 수준이다. 처음 열흘 정도는 직원들을 제외하고는 아예 다니는 사람이 없었다”고 말했다. 가전제품 판매업체 양지전자 하태석 대표는 “매출이 최소 60% 줄었으며 그 이상 줄어든 업체도 많다”고 밝혔다.

 현장에서 만난 다수의 상인들은 진동이 일어난 건물이 테크노마트가 아닌데 피해를 입고 있어 억울하다는 반응이었다. 권오룡 사무국장은 “이번 사건이 일어난 건물은 엄밀히 말해 테크노마트가 아니라 ‘프라임센터’다. 프라임센터와 테크노마트는 거의 분리돼 있어 서로 영향이 없다. 언론 등이 이 부분을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었다는 게 상인들의 일치된 의견”이라고 말했다. 한 매장 직원은 “사람들이 프라임센터를 모르니까 상징성 있는 ‘테크노마트’라는 이름을 언론이 써버린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다행인 점은 19일 있었던 공식발표를 신뢰하는 손님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자양동에서 온 곽영우(71)씨는 “안전진단 결과 이상이 없다고 해서 부인, 딸과 함께 옷을 사러 왔다”고 말했다. 테크노마트 주변에 산다는 성 모(35)씨도 “어제 언론에서 문제가 없다고 해서 휴대폰 AS를 하러 왔다”고 했다.

 이번 일이 빨리 잊혀져 예전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게 상인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이를 위해 테크노마트 측에서도 현재 6000여만원의 손해를 보면서 주차장을 무료 개방하고 있으며 다음달 9~11일로 예정돼 있던 단체 휴가도 반납하고 문을 열기로 했다. 테라시스템 김영도 실장은 “사람의 인식이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잊혀지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생각한다. 빨리 수습돼 영업이 정상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주기자 kyj@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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